매도가능채권→만기보유채권…연준 금리인상 우려 영향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미국 은행들이 연준의 금리인상과 규제 변화에 맞춰 '만기보유채권' 비중을 늘려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수익성을 잃지 않으려는 조치지만, 자금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동향센터는 '미국 은행들의 채권포트폴리오 조정' 보고서에서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산하 6500여개 은행들은 지난 18개월(2013년7월~2014년12월)동안 2930억 달러 규모의 채권 투자 금액을 만기보유 계정으로 전환했다.
만기보유채권은 시중금리가 올라도 시가평가 적용이 면제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올라도, 은행의 채권 평가손실을 잡지 않는 것. 반면 매도가능채권은 가격변화에 따른 평가손익을 계상해야해 자본적립부담을 늘게 할 수 있다.
문제는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이러한 은행의 움직임이 자금시장 경색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연구원은 "만기보유채권 비중이 늘면 재무상태 악화에 따른 유동성 확보가 필요할 때 신속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기보유채권은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장부가격으로 계상돼 유럽중앙은행의 기타포괄손익에 반영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금융연구원은 "매도가능채권이 줄고 만기보유채권이 늘면 채권시장에서 은행들의 시장조성자 기능을 떨어트려 궁극적으로 채권시장 유동성 경색사태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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