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대비 품질 좋아…IT기기 등 리퍼브 상품 큰 인기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불황 속 알뜰형 소비가 자리 잡으면서 과거 유통업체들의 애물단지로 여겨졌던 반품, 전시제품들이 환영받고 있다. 재공급품, 일명 리퍼브(Refurbished Product)상품에 대한 재발견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리퍼브 제품은 새 상품이지만 미세한 흠집이 있거나 구매자의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전시장에 진열됐던 제품 등 정상가에 판매하기 어려운 제품을 보수 및 재포장해 정품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품이다. 기능과 성능은 새 제품이나 진배없지만 남의 손을 이미 탔고 조금이나마 하자가 있는 탓에 소비자에게 외면 받아왔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이날부터 19일까지 본점에서 '디지털 가전 전시상품 대전'을 진행한다. 봄맞이 신상이 가득한 백화점에서 '리퍼브 가전상품'을 30억원 대규모로 선보이는 것이다. 행사제품은 50% 이상이 노트북으로 삼성, HP, ASUS, 도시바, DELL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 20여 개의 '리퍼브 상품'을 정상가 대비 30~70% 할인 판매한다.
지난해 1월 롯데백화점은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에 리퍼브 매장인 '전시몰'을 입점시키기도 했다. 당시는 아웃렛 품목 다변화 차원에서 입점시켰지만 불황형 소비패턴에 맞아 떨어지면서 최근 3개월 매출이 오픈대비 20~30% 뛰었다. 월평균 1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알짜'매장이다.
리퍼브 상품은 이미 온라인에서는 대세로, 대부분의 오픈마켓이 카테고리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옥션의 경우 올 들어(1월1~3월10일) 리퍼브 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5% 이상 증가했다.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은 태블릿으로 이 기간 358% 성장했다. 이어 TV나 홈시어터 등 고가의 리퍼브 가전제품도 잘 팔려 같은 기간 225% 증가했고 차량용 블랙박스나 하이패스용 리퍼브 제품 등은 186% 늘었다.
리퍼브 상품을 2012년부터 '중고 스트리트'라는 카테고리로 분류해 판매하고 있던 11번가 역시 올 들어(1월1~3월10일)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41% 상승했다.
옥션 관계자는 "리퍼브 제품이 가격이나 기능 면에서 뒤쳐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식이 '남이 사용하던 싼 제품'에서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제품'으로 변하고 있다"며 "최근 ITㆍ디지털기기 외에 의류, 식품 등까지 리퍼브상품이 확대돼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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