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실적 강화" 이구동성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박종복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장과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외국계은행장이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지난해 말 행장으로 선임돼 올해 본격적인 경영능력을 평가받는다. 박종복 행장은 아제이 칸왈 전 행장이 동북아 총괄 대표직에 전념하기로 하면서 행장에 올랐고 박진회 행장은 하영구 전 행장의 사임으로 뒤를 잇는 등 갑작스럽게 행장이 됐다는 공통점도 있다. 또한 두 행장은 국내 기업의 해외 비즈니스 지원을 강조한다.
17일 SC은행에 따르면 박종복 행장은 경영 목표를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을 만드는 것'으로 잡았다. 내국인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동시에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사업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박 행장은 "개인, 자영업자, 자산가, 중소기업, 대기업, 기관 등 거래고객 모두가 SC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특히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해외진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금융권의 화두로 떠오른 기술금융에 대해 외국계은행이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두 행장은 미흡한 점을 인정하면서 차차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박종복 행장은 "기술력을 평가하는 방법이나 리스크 정책, 가능성 있는 미래 기업 지원 방안 등을 위해 TF 구성을 준비 중이며 개선책을 빨리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진회 행장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 중 대출이 필요한 부분을 잘 따져 기술금융도 발전시키도록 하겠다"며 "충분히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두 행장이 올해 경영 전략과 금융권 주요 이슈에서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두 은행이 처한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SC은행과 씨티은행은 지난해 점포 축소와 인력 감축 등의 진통을 겪었고 실적도 3분기에 개선됐지만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소매금융 축소 의혹 등 외부의 따가운 시선도 여전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국계은행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영업망과 인력을 가지고 국내 시중은행과 경쟁을 펼쳐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글로벌 등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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