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모든 무선 통화는 관할 기지국을 통하게 돼있어. 그 기지국에서 우리가 원하는 놈 목소리를 따고 위치만 파악하면 게임 끝이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OCN 토요드라마 '나쁜녀석들'의 대사다. 두 사람의 통화내역으로 특정 인물의 목소리를 따 그 사람이 하는 모든 통화를 찾아내 도청하고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한다는 내용이다.
사람이 말하는 소리는 아날로그다. 아날로그의 목소리를 전파에 실어 전송을 할 때는 디지털 방식으로 변환한다. 즉 우리의 목소리는 '0'과 '1'의 이진법 형태로 바뀌어 전송되고 반대로 수신한 쪽에서는 디지털 신호를 다시 아날로그로 풀어서 전달되는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이같은 원리를 이용해 0과 1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그의 소리'를 전파에서 찾아낸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기술로는 이같이 목소리를 매칭해 누군가를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목소리로 사람을 인식할 정도로 미세하게 샘플링을 할 기술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지국으로 가는 공중의 신호를 잡아내는 것도 불가능하다. 빛이나 다른 대역대의 주파수, 이동통신 전파 외에 다른 수많은 전파들이 공중을 오고가기 때문에 간섭이 많다. 무선 전파가 아닌 유선구간을 도청한다고 해도 누군가 도청을 시도하는 순간에 잡음이 들리기 때문에 티가 날 수밖에 없다. 이통사 관계자는 "휴대폰에서 기지국으로 가는 시그널을 잡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다"면서 "유선구간에서도 정부 등의 요청이 아닌 불법적인 도청은 거의 힘들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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