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관리 철저, 경기선 궂은일 도맡아 "엄마, 이번엔 제가 MVP 안겨 드릴게요"
[용인=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프로농구 울산 모비스는 리그 선두(20승4패)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유재학 감독(51)은 "선수들이 똘똘 뭉친 덕"이라면서도 "뜻하지 않은 두 가지 요인이 있다"고 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25)의 기량 향상과 문태영(36)의 변신이다. 특히 후자에 크게 놀랐다고. "득점력을 유지하면서 궂은일까지 해내더라고요. 팀에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어요."
요즘 문태영은 많이 뛴다. 특히 수비에서 상대 가드들의 골밑 침투를 차단하며 리바운드 경쟁에 가세한다. 그 덕에 도움(평균 2.1개)을 제외한 모든 주요 기록은 지난 시즌보다 상승했다. 스무 경기에서 평균 17.1득점 6.4리바운드 1.5가로채기 0.6가로막기를 했다. 나이가 많지만 지친 기색도 없다. 평균 출장시간은 28분56초로 지난 시즌(28분48초)보다 늘었다. 유 감독은 올 시즌 그와 한 차례도 면담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는 잔소리를 몇 번 했는데 올 시즌은 그럴 필요가 없어요. 알아서 잘 해요. 그래서 지난 7일 원주 동부와 경기(87-78 승)에서 연속 테크니컬 파울로 퇴장을 당했어도 눈감아줬죠."
"당장의 효과도 기대했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똥배' 나온 내 모습을 상상하기도 싫었고. 내 몸이 곧 재산 아닌가.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에 힘들어도 어쩔 수 없다."
올 시즌 목표는 모비스의 3회 연속 우승. 특히 지난 두 시즌 동안 이루지 못한 통합우승을 노린다. 그만의 특별한 이유가 있다. "지금껏 다양한 리그를 경험했지만 이렇게 훌륭한 팀은 처음이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쳤다. 정상에 오르지 못한다면 억울할 것 같다." 문태영은 특히 양동근(33)에게 고마워한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인천아시아게임을 뛰고도 쉼 없이 코트를 누빈다. 리그 최다 출장시간(평균 34분11초)을 기록하고 있지 않은가." 이 때문에 그는 경기를 뛰지 않을 때 부족한 점을 메우는데 주력한다. 지난달 20일 서울 SK와 경기에서 왼 발목을 다쳤지만 어느 정도 회복한 뒤부터 3점슛과 드리블 보완에 매달렸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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