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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새끼 없는 세상…북극곰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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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5년 큰 위기 닥쳐 vs 인간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어

▲어미 북극곰과 아기 곰.[사진제공=NASA]

▲어미 북극곰과 아기 곰.[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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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하얀 바다 얼음이 끝없이 이어지는 곳, 북극. 산(山)만한 어미 북극곰의 뒤를 따라 새끼 곰이 아장아장 걸어가고 있다. 설원(雪原)에 하얀 털을 가진 북극곰이 새끼와 걷는 모습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일깨워주는 한 모습이다. 새끼는 어미 뒤에서 잰 발걸음을 놀리며 귀여운 짓을 하고 어미는 그런 새끼의 털을 혀로 핥아주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은 생명체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인류에게 자연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자연이 사라지는 것은 순식간인데 그 이후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은 파괴적이다. 파괴한 이후 인류는 뒤늦게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는 안타까운 순간이 많다.

지금 파괴되고 있는 자연을 보존하고 보호하지 못한다면 궁극적으로 인류의 종말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도 제기되고 있다. 북극곰에 대한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이 같은 비극적 결론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 이상 '어미 곰과 아기 곰'의 앙증맞은 모습을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자연적 현상에 따라, 혹은 치명적 질병으로 인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북극곰 자체에 문제가 생겨 일어나는 일도 아니다. 바로 인류가 만든 인위적 원인 때문이다. 인류는 보다 더 많은 경제적 성과를 얻기 위해 수많은 에너지원을 이용했다. 그 결과 지금 지구는 온실가스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고통 받고 있다.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아장아장 걷는 '새끼 북극곰'을 21세기가 끝날 때쯤엔 볼 수 없을 것이란 비극적 결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2075년 북극곰이 멸종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 북극 바다 얼음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는 지금도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그 크기를 줄여가고 있는 중이다. 하얀 세상이 사라지는 것도 보기에 좋지 않은데 이로 인해 생명체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

◆새끼 없는 세상=전문가들은 북극곰의 비극적 상황을 두고 '새끼 없는 세상(A world without cubs)'으로 표현했다. 이 비극적 말이 북극곰에게는 앞으로 60년 안에 현실이 될 운명에 빠졌다. 바다 얼음이 계속 사라지면서 북극곰이 새끼를 낳아 키울 만한 북극의 조건이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고 지구온난화가 이어진다면 북극곰의 멸종은 거부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2075년 캐나다 북극해제도에는 새로 태어난 북극곰 새끼들이 목숨을 잃는 사태가 여기저기에서 관찰될 것으로 분석됐다. 북극해제도는 2만마리의 북극곰들 중 4분이 1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캐나다 앨버트대학의 스티븐 해밀턴(Stephen Hamilton) 연구팀의 조사보고에 따른 것이다.

새로운 세대가 늙은 세대를 대체하지 못하는 종은 멸종될 수밖에 없다. 성인이 아이를 낳고 아이는 어른이 되고 다시 아이를 낳고 하는 선순환이 종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해밀턴 박사의 연구는 북극해 제도의 바다 얼음이 사라졌을 때 북극곰들은 이곳에서 삶을 이어가지 못한다는 모델을 제시했다. 결론적으로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21세기말에 북극곰의 상당수가 사라질 것으로 나타났다.

◆갈 곳이 없다=북극곰들은 사라지는 바다 얼음을 피해, 살 수 있는 곳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의 조사보고를 보면 "더 이상 북극곰이 갈 곳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바다 얼음이 있는 곳, 가장자리까지 몰렸고 막다른 골목에 처했다는 분석이다.

북극곰에게 바다 얼음은 생명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 시스템이다. 북극곰이 주로 먹는 것은 통통하게 살이 오른 '바다표범'이다. 바다표범은 물속에 있다가 바다 얼음위로 올라오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북극곰은 바다표범을 사냥해 자신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은 물론 새끼들에게 먹일 양식을 구한다.

바다 얼음이 계속 사라진다면 북극곰들은 먹이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몇 달 동안 지탱할 수 있는 에너지 충전에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다섯 마리의 성장한 수컷 중 1마리와 아주 어린 곰, 나이 많은 곰들은 이런 조건에서 매년 굶주리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해밀턴 박사는 "먹이 부족과 새끼를 가진 암컷의 은신처가 사라지면서 새끼들의 50~100%가 생존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2100년쯤에 이르면 북극곰이 낳는 새끼 중 1마리도 제대로 살아나기 힘들다는 것을 말해준다.

◆지나친 비약일까=해밀턴 연구팀의 이런 절망적인 분석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진 과학자들도 있다. 지구온난화를 두고 과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있는 것과 맞물려 있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는 부류와 생각만큼 절망적이지 않으며 인류의 노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진단이 동시에 존재한다.

북극곰의 운명을 두고서도 과학자들 사이에 의견을 엇갈린다. 아직까지 북극 바다얼음이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았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인류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전제 조건이 깔려 있다.

분명한 것은 여러 곳에서 북극곰이 사라지고 있다는 객관적 사실에 있다. 실제로 2001년과 2010년 사이에 남쪽 보퍼트 해에 살고 있던 북극곰의 40%가 사라졌다. 또 서쪽 허드슨 만에 정착하고 있는 북극곰의 개체수가 지난 20년 동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구체적인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몇몇 전문가들은 북극곰이 멸종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제프리 브로마긴(Jeffery Bromaghin) 미국 앵커리지지질연구소 박사는 "북극의 바다 얼음이 사라진다면 북극곰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노력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다면 북극곰은 멸종되지 않고 분명 인류 곁에 살아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엔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IPCC)는 2013년 발표된 IPCC 제5차 과학보고서에서 현재와 같이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 2100년 이산화탄소 농도는 936ppm에 도달하고 지구 평균 온도는 3.7℃ 오르며 해수면은 63㎝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전 세계는 에너지 최종소비를 2030년까지 현재의 20%를, 2050년까지는 최대 30%를 감축해야 한다.
▲바다 얼음이 사라지면 북극곰이 위기에 처했다.[사진제공=NASA]

▲바다 얼음이 사라지면 북극곰이 위기에 처했다.[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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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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