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17일 발생한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붕괴사고로 지금까지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가 발생한 행사장에 안전요원이 서류상으로만 4명 배치돼 있을 뿐 실제로는 전담요원이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성주 경기도경찰청 형사과장은 19일 오전 10시께 분당경찰서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사고현장에는 행사관계자가 38명 배치돼 있었지만 조사결과 자신이 직접 안전요원으로 배치됐다거나 교육을 받은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경기과학기술진흥원(경기과기원) 16명은 기업부스에서 홍보활동을 주로했고 이데일리 측 11명(사회자 2명 포함)은 행사진행 및 보조활동을, 공연기획사 측 11명은 무대주변관리 및 이벤트 진행을 했다"며 "결과적으로 38명 중 사회자 2명을 제외한 36명 중 자신이 직접 안전요원으로 배치됐다는 사람은 없었다"고 전했다.
반면 사망한 경기과기원의 행사 담당자 오모(37)씨가 작성한 서류상에는 직원 4명이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 과장은 "행사 전 공연계획서를 보면 4명의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었지만 등재된 과기원 직원들은 이 사실을 모두 모르고 있었다"며 "결국은 애초부터 계획서 상으로만 안전요원을 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상 공연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3000명 이하의 행사나 위험성이 없는 행사의 경우 행정지도를 하게된다"며 "경찰에서 파견한 교통 통제 인원 등에 대해서는 추후 확인 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행사 당일 사회자가 희생자들에게 '위험하니 내려오라'라고 발언한 사실도 확인됐다. 박 과장은 "사회자가 무대에서 볼 때 가장 높은 부분에 있는 분들이 환풍구에 계셨던 분들"이라며 "사회자는 그 곳이 환풍기 인 줄은 몰랐지만, 위험하니 내려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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