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룸서비스 플레이어'.
이안 우스남(잉글랜드) 2006년 라이더컵 유럽 단장은 이 대회 역사상 80년 만에 유럽의 첫 3연패를 달성한 뒤 미국의 패인에 대해 "개인적인 기량은 뛰어나지만 전세기를 타고 다니며 호텔에 틀어박혀 혼자 룸서비스 음식을 시켜먹는 모래알 같은 선수들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라이더컵에 약한 단적인 이유가 단결력 부재라는 이야기다.
미국선수들은 반면 매 대회 때마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미국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엄청난 돈 맛에 길들여진 선수들이 "돈을 주지 않아서"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왕년의 세계랭킹 1위 데이비드 듀발은 예전에 "라이더컵의 엄청난 수입을 선수들에게는 왜 나눠주지 않느냐"고 했다가 "애국심도 없는 배부른 돼지"라고 욕만 실컷 얻어먹었다.
이번 라이더컵의 성패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펼쳐졌다. 유럽은 팀워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포섬 8개 매치에서 6승2무의 압도적인 성과를 얻어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여기서 얻은 6점 차의 실리는 결과적으로 16.5점-11.5점, '5점 차 우승'의 동력으로 직결됐다. 미국은 포볼 8개 매치(4승2무2패)와 싱글 12개 매치(4승3무5패) 등 나머지 매치에서는 8승5무7패로 오히려 1점을 이겼다.
미국은 대회가 끝나자마자 최고참인 필 미켈슨이 톰 왓슨 단장에게, 그것도 기자회견장에서 "왜 2008년 폴 에이징어 단장의 우승 공식을 채택하지 않았느냐"며 언성을 높여 자중지란의 모습까지 보였다. 둘째날 벤치 워머 신세로 전락한데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왓슨은 "경기는 선수들이 이기는 것이지 포즈 시스템(에이징어의 4명 1조 시스템)이 이기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반성이나 다음을 기약하는 투지는 전혀 없는 장면에서 "미국이 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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