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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는 '이슬람 채권' 열풍…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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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홍콩 등 세계 각국 잇따라 이슬람 채권 발행
풍부한 오일머니로 외화 조달처 다양화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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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영국·홍콩·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이슬람 채권(수쿠크) 발행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풍부한 오일머니를 끌어들여 해외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일본과 동남아 국가에서도 수쿠크를 발행하기 위해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종교적 반대로 무산된 이후 아무런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 홍콩은 비이슬람권인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수쿠크 발행에 성공했다. 5년만기, 10억달러를 2.005% 금리로 조달한 홍콩 정부는 2009년부터 홍콩을 이슬람 금융허브로 만들 것을 선언한 후 세법 개정 등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수쿠크는 이자를 금지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배당금이나 부동산 임대로 등으로 수익을 돌려주는 채권으로, 최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금융경영브리프를 통해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105% 증가세를 거듭해왔다고 밝혔다. 이는 오일머니의 안정성과 낮은 조달비용에 기인한 것으로, 최근 미국 금리 인상 시기가 임박하면서 전세계 금융권에서는 자금조달처의 다각처를 원하는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영국은 지난 6월 전세계 비이슬람 국가 중 최초로 수쿠크를 발행했고 뒤이어 룩셈부르크 정부가 이슬람 채권을 발행했다. 더불어 골드만삭스도 비이슬람 금융회사 중 2011년 HSBC 은행 이후 두 번째로 이슬람 채권 발행 추진을 선언했다. 골드만삭스는 3년 전 발행에 실패한 후 재도전하는 것으로 최근 로드쇼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세계 금융권의 관심은 이들 발행국의 발행 예정물량을 웃도는 주문량에서도 엿볼 수 있다. 홍콩에서는 발행 예정물량의 4배가 넘는 47억달러 규모의 주문이 몰렸고,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는 15억 달러 수쿠크 발행에 6배가 넘는 100억 달러가 몰리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외화 조달원 다각화를 위해 수쿠크 발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논의는 되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외화 조달을 위해 이슬람 채권 발행을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2011년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슬람 채권의 특성상 임대료나 배당에 붙는 각종 세금에 특례를 적용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기독교를 중심으로 한 종교계에서는 이를 '종교적 특혜'로 규정하고, 수쿠크를 통해 이슬람으로 들어간 돈이 테러자금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회 제출된 개정안은 선거를 앞두고 이런 종교계의 반대를 이겨내지 못하고 무산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벤처와 시설 자금에 적합한 저리 장기자금 성격인 이슬람 금융의 장점을 활용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며 "이슬람 금융의 종교적 특성을 고려해 샤리아 학자 등 전문인력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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