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사흘째 '잠적'…금명 간 입장 밝힐듯
-강경파도 "탈당은 안 된다" 만류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손선희 기자]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탈당 시사 발언으로 당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박 위원장이 외부와 연락을 끊고 사흘째 잠적한 가운데 그에게 사퇴를 촉구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던 당내 강경파도 "탈당은 안 된다"며 만류하는 등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한 중진 의원은 16일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당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한 보좌관은 "수많은 위기가 있어 왔지만 이렇게 끔찍하면서도 답이 안 보이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놓고 국회 공전이 길어지는 데다 당 지도부 공백마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당내 각 계파와 모임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오전 사흘 연속 열린 '긴급 의원 모임'에 처음으로 참석한 이종걸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일단 박 위원장의 결단을 기다려 보고 아마 내일부터는 의원총회를 소집하기 위한 절차를 밟지 않겠나 싶다"고 전했다. 이 밖에 민집모(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 중진 의원 모임, 3선 의원 모임과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보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모임도 박 위원장의 사퇴 요구에 뜻을 함께 하며 잇따라 모임을 가졌다.
박 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내려놓을 경우엔 새 비대위원장의 외부 수혈이 쉽지 않은 탓에 당내 인물로 뽑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계파 간 주도권 다툼은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 위원장이 원내대표마저 그만 둔다면 계파 간 진통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이 실제로 탈당 카드를 선택할 지도 주요 변수다. 탈당을 한다면 박 위원장 스스로의 정치 인생도 함께 포기하는 자충수로 귀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최측근은 "탈당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고 얘기하는 등 탈당 가능성이 끊이지 않는다. 박 위원장은 17일께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의 입장 표명 후 차기 비대위원장 추대 작업에 속도를 내자는 데는 계파를 떠나 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심점 잃은 당을 구원할 투수로는 특정 계파색이 옅은 박병석, 원혜영, 유인태, 문희상 의원 등 원로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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