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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여배우로 사는 건, 여전히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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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적'에서 카리스마 여해적으로 첫 액션연기…"의상부터 화장, 몸동작까지 신경썼다"

손예진은 영화 '해적'에서 맡은 역할에 대해 "여해적이지만 '여월'이 고독해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거기에 맞춰서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손예진은 영화 '해적'에서 맡은 역할에 대해 "여해적이지만 '여월'이 고독해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거기에 맞춰서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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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스물일곱 살에 여배우로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많이 고민하고 방황하고 있었는데 정신차리라고 이 상을 준 것 같다."

2008년 제2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손예진(32)은 당시 수상 소감에서 '여배우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아 화제가 됐다. 그 이후로 6년의 세월이 더 흘렀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손예진은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 '오싹한 연애', '타워', '공범' 등의 작품을 찍으면서 충무로 여배우 중에서도 몇 안되는 티켓 파워를 자랑했다.
하지만 '여배우'를 둘러싼 현실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여배우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었고, 더군다나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영화 제작마저 줄어든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올해 여름 극장가를 봐도 그 단면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하정우-강동원 주연의 '군도: 민란의 시대', 최민식-류승룡 주연의 '명량', 김윤석-박유천 주연의 '해무'까지 잘나가는 남자배우들을 투톱으로 내세운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다.

6일 개봉한 '해적:바다로 간 산적'의 주연배우 손예진에게 쏟아진 관심도 이를 증명한다. 영화 외적인 상황도 그렇지만 영화 속에서도 손예진은 김남길, 유해진, 이경영, 오달수, 박철민 등의 남자배우들 속에서 유일한 홍일점으로 활약한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손예진은 "더 다양한 캐릭터를 만날 수 있고, 끊임없이 작품을 고를 수 있는 남자배우들이 부럽다"고 말했다. "남자배우들은 남자들이 끌어주고 당겨주는 그런 문화가 있으니 여배우들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나에게 오는 기회조차 많지 않기 때문에 닥치는 대로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중에서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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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에서 손예진은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카리스마있으면서도 정의감 넘치는 여해적 '여월'을 연기하기 위해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행여라도 관객들에게 어설프게 보일까봐 걱정도 됐고, 액션을 하다가도 몸에 익은 여성적인 동작이 무의식 중에 튀어나올까봐도 신경이 쓰였다"고 한다. 첫 등장부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의상부터 머리 스타일, 화장 등도 고민을 많이 했다. 사극톤으로 낮게 깔아야 하는 목소리 연기도 문제였고, 고래와 만나는 장면에서 컴퓨터 그래픽(CG)이 어떻게 나올지도 걱정이었다. 무엇하나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이전에는 인물의 내면을 파고들어서 감정을 섬세하게 보여주는 역할을 좋아해서 그런 영화들만 찍었다.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육체적인 고통은 정신적인 것에 비해 덜 힘들 줄 알았다. 몸을 쓰는 장면은 연기한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았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에 액션을 하면서 그게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걸 확실하게 깨달았다. 액션 연기는 눈빛에서부터 서있는 자세까지 모든 걸 다 계산해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정말 정신력이 강해야 하더라."

현재 극장가에서 '해적'은 유일한 가족 오락영화다. 한 주 먼저 개봉한 '명량'의 독주 속에서 '코믹액션'이란 점으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 총 16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여름용 블록버스터로, 한국판 '캐리비안의 해적'을 선보이겠다는 게 제작진의 야심이다. 손예진은 "이전에는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이후에 열심히 영화 홍보하는 거기까지가 배우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품을 할수록 흥행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게 사실"이라며 "다행히 지금까지 크게 망한 작품은 없지만, 그래서 더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 그래도 너무 결과에 연연하면 좋은 작품을 고를 수 없다"고 말했다.

2000년에 데뷔해 올해로 벌써 14년차에 접어든 손예진은 쉼없이 작품을 하면서 벌써 17편(목소리 연기 포함)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큰 부침없이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그는 "겁이 없는 성격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작품 선택할 때, 일단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먼저 본다. 다른 분들은 감독 명성도 보고 그러지만, 난 유독 신인감독과의 작업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또래 배우들에 비해서 비교적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었다."

"철들기 전부터 연기를 시작해서, 이제 연기와 나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게 됐다"고 말한 그는 "여전히 해보지 못한 역할이 많다"며 욕심을 보인다. "목표로 하던 여우주연상을 어릴 때 받았다. 오히려 목표를 이루고 보니 '이제 뭘 해야 하나' 허무해지기도 했다. 연기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고, 고통스럽기도 하고, 감정을 조절해야 하고, 카메라 밖으로 도망치고 싶기도 한데, 가끔 내가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다. 그 때의 설렘때문에 계속 연기를 하게 된다. 극장에서 영화가 시작되기 바로 직전, 암전되는 그 짧은 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사진 최우창 기자=smic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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