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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금 왜 '이순신 리더십'을 열망하는가

최종수정 2014.08.04 11:05 기사입력 2014.08.0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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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이순신 신드롬'이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다룬 영화 '명량'이 그저께 사상 최초로 하루 100만명 관객을 돌파하는 등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서점가에도 관련 책을 찾는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이순신 현상이 한여름 영화가와 출판가를 휩쓸고 있는 것이다. 사극에 대한 관심이나 휴가철 무더위 속 피서 관람, 대형 영화사가 제작한 블록버스터 등 단순히 문화현상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2014년 8월, 우리를 에워싼 시대 상황이 '이순신 리더십'을 원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국가기관의 무능과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패구조 및 안전 불감증, 정치권의 리더십 부재와 책임의식 실종 등이 400여년 만에 이순신을 부활시킨 것이다. 일본의 우경화 행보와 냉각된 한일관계 등 한반도를 둘러싼 대외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적지 않은 관객이 영화의 배경인 진도 앞바다를 보며 세월호 사고를 떠올린다고 한다. 새누리당은 보궐선거에서 이겼다는 자만심에 빠져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던진 과제를 외면해선 안 된다. 서울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옆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의 외침을 흘려듣지 말고 세월호특별법 제정과 청문회를 통해 사고원인 규명에 나서야 할 것이다. 청와대도 공직부패 척결과 안전사회 건설의 사령탑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차마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군 내무반에서의 가혹행위를 은폐하려든 군 수뇌부도 반성하고 책임져야 할 것이다.

이순신 리더십의 요체는 리더의 솔선수범과 희생정신, 말단 병사까지 보듬고 아끼는 소통이다. 영화 속 장면처럼 불과 12척의 배로 왜군 330척을 무찌른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는 이야기임에도 영화와 책을 보며 이순신을 기리는 것은 답답하고 어수선한 사회가 그런 인물을 원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전쟁에서 이겨 나라를 구했음에도 모략을 받아 파직되고 고문을 받는 이순신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전쟁터로 복귀하자 아들 회가 "도대체 왜 싸우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의리다. 무릇 장수란 자의 의리는 충(忠)을 좇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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