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로봇 물고기'였다. 생방송 현장의 홍보 영상에 로봇 물고기(생체모방형 수중로봇)가 모습을 드러냈다. 4대강을 무리지어 헤엄치면서 수질오염을 측정하는 임무를 맡게 될 로봇이다. "저건 낚시를 해도 (미끼를) 물지 않아요." 대통령의 농담에 패널과 청중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이날의 웃음은 오래 가지 않았다. 국회에서는 '현장 검증도 해보지 않은 수족관 로봇이 제대로 작동하겠느냐' '수질오염 문제를 그런 식으로 대처하느냐'는 성토가 쏟아졌다. 학계 일각에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깜짝 쇼'라는 반응을 보였다.
로봇 물고기 최종평가위원회는 지난해 6월 개발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며 '성공'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감사 결과 개발주체인 한국생산기술원이 수치를 속여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패한 개발사업을 성공한 것으로 조작한 것이다.
로봇 물고기를 둘러싼 한바탕 소동은 단순한 기술개발의 성패 문제를 넘어선다. 거대 국책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돌출한 상징적 해프닝이다. 국책사업의 엄정한 추진을 다짐하는 뜻에서 '로봇 물고기'를 정부청사 잘 보이는 곳에 영구 전시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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