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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연봉 몰라요, 주석은 없어요" 불친절한 회계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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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파수꾼' 자처하면서 정작 자기회사 정보는 '비공개'…금융당국 "문제없다"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사회적으로 대기업 총수들에게 실적과 연동된 보수를 가져가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지만 회계법인에겐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흔히들 회계법인을 '자본주의의 파수꾼'으로 비유한다. 기업의 회계보고 자료에서 분식을 찾아내 수정을 권유하거나 이를 감사보고서에 적시해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지켜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회계법인은 정보공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임원 연봉 공개는커녕 매출액 기준도 법인마다 제각각이다.
4일 금융감독원 회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133개 회계법인이 공시한 2013년도(2013년 4월~2014년 3월) 사업보고서에는 재무제표와 감리결과, 소송현황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5억 이상 등기임원 연봉 공개' 제도 시행을 계기로 관심이 높아진 임원급 연봉은 공개돼 있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 회계법인의 회장 연봉은 200억원, 파트너 회계사의 연봉은 최대 5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히 '벌어들이는 돈'에 비해 사회적 감시가 덜 해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회계법인은 연봉공개 대상이 아닌 것은 주식회사가 아닌 유한회사이기 때문이다. '빅4' 회계법인 관계자는 "5억원 이상 임원보수 공개 제도를 회계법인에 적용하면 신고를 해야 할 사람이 수두룩하다"며 "하지만 유한회사라는 이유로 정보공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이뿐만이 아니다. 회계법인 사업보고서에는 그 흔한 주석조차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업을 감사하는 주체는 회계법인이지만 정작 회계법인의 사업보고서를 감사하는 대상이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각 법인의 매출액 기준이 달라도 구체적으로 어떤 수익이 들어가고 빠지는지를 알 수 없다. 실제로 안진회계법인은 회계감사와 세무, 경영자문을 합해 총 2812억2100만원의 수익을 매출액으로 표시했다. 하지만 삼정회계법인은 기타 수익(42억2100만원)을 추가해 2670억원을 매출액으로 신고했다. 삼일회계법인도 기타와 비감사인증 수익을 추가해 매출액으로 4774억원을 공시했다. 이들 두 법인은 기타와 비감사인증 수익이 어떤 내용인지에 대한 주석조차 기재하지 않았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매출액이 어느 계열사까지 들어가는지가 정확히 표시되고 계열사들의 특수거래는 어느 정도 이뤄지는지도 주석을 통해 명시해야 맞는 것"이라면서 "회계정보 이용자 역시 주주와 채권자, 종업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의 주체가 있는 만큼 지나치게 정보공개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은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연봉공개는 주식회사에 적용되는 부분인데 그 범위를 회계법인까지 넓히는 것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액 반영 기준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금융감독원에서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가 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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