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미만 '주니어 회계사'가 절반…업계 침체로 중견급 이탈이 원인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3년 미만 '주니어 회계사'들이 회계법인의 절반 가까이를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록 있는 중견급 회계사들이 업계 침체로 회계법인를 떠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삼일PwCㆍ삼정KPMGㆍ 딜로이트 안진ㆍEY한영 등 '빅4' 회계법인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년 미만 경력 회계사는 총 2099명으로 전체(5282명)의 40%에 달했다.
한영도 3년 미만 회계사 비율이 전체 593명 중 268명에 달해 45%에 달했다. 안진과 삼일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안진은 1205명 중 471명이 3년 미만으로 39%의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일은 2296명 중 818명으로 36%로 집계됐다.
다만 삼정의 경우 '허리급' 회계사인 10년 이상 15년 미만 경력 회계사가 8%(95명)로 빅4 중 가장 낮았다. 반면 삼일은 전체의 11%인 256명이 10년 이상 15년 미만 회계사로 나타났다. 안진은 125명(10%), 한영은 52명(9%)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신규채용으로 인력을 늘리는 이유도 중견급 회계사들의 대거 이탈에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현직 회계사는 "클라이언트 눈치 보느라 일은 힘든데다 보상은 적고 덤핑이 만연해 있다보니 경력이 두터운 중간연차 실무진들이 몇년 새 대거 업계를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 업무는 노하우와 경험이 중요한데 낮은 연차 회계사들만 넘쳐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CPA에 합격만 하면 고소득과 사회적 명망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경력이 조금 쌓이다보면 현실이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된다"면서 "매일 야근에 시달리면서도 연봉은 3000만원 대에 불과하고 직업적 자부심을 느끼는 것도 힘들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업계를 떠날 생각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