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마 여기에 사회를 이끌 공인이 갖춰야 될 조건이 또한 제시돼 있는 듯하다. 다른 사람의 일을 걱정한다는 것은 세상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것이며, 앞서 예측하는 것이며, 넓게 살펴보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이의 걱정을 자신의 것으로 가져오고, 미래의 큰 우환을 지금의 작은 근심으로 미리 가져오니 늘 근심이 많은 것이다. 옛 현인의 말처럼 세상의 걱정을 남보다 앞서서 하고, 세상의 즐거움을 남보다 뒤에 누리는 이들인 것이니, 이런 이들이야말로 사회를 이끄는 일을 맡아야 할 이들이 아닌가 싶다.
다만 열심히 땀을 흘리며 일해도 세상살이가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라면, 한숨을 내쉬는 일이 잦은 사람이라면, 그래서 걱정할 게 적잖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나눠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누군지를 찾아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근심이 많아 다소 그 얼굴의 표정은 어두워 보여도, 심려 때문에 나이에 비해 얼굴에 주름살이 좀 많아 보여도 그것이 자신의 일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일에 대한 걱정으로 생긴 것으로 보이는 후보가 있다면 그 '우수한' 사람을 선택해 보는 것도 좋겠다. 그래서 자신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 보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그건 비단 국회의원을 뽑는 것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이명재 사회문화부장 prome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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