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ㆍ지하철 탈 때 누구나 이용하는 교통카드가 우리 생활에 필수품이 된 것은 불과 10여년 사이의 일이다. 중장년층은 아마 예전에 버스 탈 때 쓰던 토큰이나 회수권을 기억할 것이다. 교통카드는 1996년에 처음 도입돼 2000년대 중반 전국에 보편화됐다. 이제는 환승할인까지 가미돼 한국 대중교통 서비스 향상의 1등 공신이 됐다.
이번에 시행되는 전국호환 교통카드는 적잖은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우선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된 것이다. 전국호환 교통카드는 버스ㆍ지하철ㆍ도로ㆍ철도 등 모든 교통수단의 지불장치로, 전 세계적으로 최초이며 최고의 기술이다.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국가는 많지만 한국의 전국호환 교통카드와 같은 모든 교통수단에서 사용되지는 않는다.
현재 ISO/TC204국제 표준회의에서도 이러한 모든 교통수단(multi-modal)에 대한 표준을 추진 중이며 그 핵심에 한국이 있다.
아울러 전국호환 교통카드는 교통카드 사업자에게 매우 경제적이다. 한국에는 10여개의 교통카드 사업자들이 있고, 이들은 서로의 사업 확장 및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지만 실제로 호환에 제한이 있어 그 효과가 미미했다. 하지만 모든 사업자가 전국호환 교통카드 표준규격으로 발행하면 서비스 지역 확산도 용이하고, 장기적으로 장비 유지ㆍ보수비용도 획기적으로 절감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국호환 교통카드는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과 보다 가까워지는 계기를 줄 것이다. 교통카드 이용 데이터를 통해 대중교통 이용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환승시설 개선, 노선 증설, 국민들과 교통정보 공유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숙제는 남아 있다. 전국호환 교통카드를 단순히 교통카드를 하나로 호환하는데 그쳐선 안 된다. 서비스 개통 후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다 정교하게 마무리가 돼야 할 것이고, 기업이 전국호환 교통카드 기술을 해외에 수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국토교통부와 국가기술표준원은 우리의 기술이 지속적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도록 전국호환 교통카드의 국제 표준화에 대한 지원도 지금과 같이 계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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