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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배분포럼]국내 백미러 그만 보고, 해외자산 '운전'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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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배분전략, 전문가에게 듣는다

스티븐 헐 블랙록 아태지역 대표 "자국시장 쏠림, 조정할 필요…미래 수익·리스크 가정해봐야"
이진명 미래에셋證 자산배분센터장 "주식·채권서 대체투자로 확대…자산끼리 균형 맞춰야 안정적"
신동준 하나대투證 자산분석실장 "위험배분 아니라는 인식 커져…투자자 감당 가능한 수준 파악"
(왼쪽부터) 스티븐 헐 블랙록 아태지역 대표, 이진명 미래에셋증권 자산배분센터장,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실장

(왼쪽부터) 스티븐 헐 블랙록 아태지역 대표, 이진명 미래에셋증권 자산배분센터장,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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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10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제1회 글로벌자산배분포럼'은 안정적인 절대수익을 표방하는 자산배분 전략의 최신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자리로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 냈다.

강사로 참여한 스티븐 헐(Stephenbeattle Hull) 블랙록자산운용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가(CIO)는 전략적 자산배분 전략은 리스크와 수익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라고 정의했다. 이진명 미래에셋증권 자산배분센터장과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 자산분석실장은 이에 동의하며 자산간 배분이 균형을 이루어야 향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손실이 발생하는 시점에서 수익의 안정성을 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명한 자산배분 전략에 대한 전문가들의 생각을 지면에 옮겨봤다.

-자산배분전략이라는 게 쉬워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동안 자산배분 전략에 어떠한 변화가 있어 왔기에 지금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나.
▲스티븐 헐: 가장 큰 변화는 전반적인 자산배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었다는 점이다. 1980년대 초 시작돼 2000년 IT 버블 붕괴 시까지 선진시장 증시가 강세장을 펼치면서 포트폴리오 매니저, 컨설턴트, 고객들은 자산배분이 중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60(주식)-40(채권)' 포트폴리오가 지배적이 되면서 자산배분이 매우 동질화된 것이다. 하지만 IT 버블 붕괴와 이후의 글로벌 금리 하락으로 인해 많은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자금초과 상태에서 순식간에 자금부족 상태로 바뀌면서 이러한 역학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포트폴리오 내 보상과 비보상 리스크, 특정 리스크(금리ㆍ부채)의 관리를 둘러싼 보다 전략적인 의사결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리스크에 대한 중요성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강화하고 확대하고자 하는 욕구 등 여러 가지 다른 트렌드로 이어졌다.

▲이진명(이하 이) : 자산배분에 있어 투자대상이 확대된 점을 꼽을 수 있겠다. 국내 자산 중심에서 글로벌 자산으로 투자 지평이 넓어졌고 주식, 채권 등 전통적 자산에서 부동산, 절대수익추구 등 대체 자산, 비전통적 자산으로 투자 대상의 범위가 넓어졌다. 투자 대상의 증가는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것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2000년 이후 여러 차례 금융불안,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투자의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 최종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신동준(이하 신) :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자산배분이 위험배분은 아니라는 인식이 커졌으며 그로 인해 변동성 관리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정규분포를 가정한 모형에서 더 극단적인 상황(tail-risk)을 가정하고 자산배분을 수행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이다.

-현명한 자산배분전략은 어떻게 할 수 있으며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가.

▲스티븐 헐: '현명한' 자산배분은 그다지 복잡할 필요가 없다. 고객의 상황과 관련해 직관적으로 경제적 타당성만 있으면 된다. 무엇보다 자산배분을 설계할 때 피해야 할 리스크는 동료집단의 자산배분에 과도한 초점을 맞추거나 '항상 해온 방식' 이라는 사실에 기초해 배분을 설정하는 것이다. 이는 '백미러'를 보며 전략을 수립하는 것으로 스마트한 자산배분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구체적인 리스크와 수익 성과로 가는 길을 제시해야 한다는 수탁자 원칙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유사한 리스크로서 과거의 성과를 미래 수익의 지침으로 삼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자산군의 가정을 수립할 때 과거 수익, 변동성과 상관관계를 단순히 적용하는 포트폴리오가 너무 많다. 따라서 글로벌 자본시장의 미래 수익 및 리스크에 대한 견고하고 사려 깊은 가정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 : 현명한 자산배분전략은 투자자의 위험 성향, 투자 자금의 성격과 목적 등의 제반 요소가 감안되어야 한다. 투자자의 상황에 따라 공격적이거나 반대로 보수적인 투자가 적합할 수 있다. 또한 전체 자산배분이 자산 간에 균형을 맞출 수 있어야 한다. 자본시장의 흐름은 추세가 있기 때문에 시기 별로 특정 자산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이더라도 자산간 배분이 균형을 이루어야 향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손실이 발생하는 시점에서 수익의 안정성을 기할 수 있다.

▲신 : 투자자가 도달해야 하는 재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수익률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지만, 투자자가 감내할 수 있는 위험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여기에 투자 가능한 기간을 바르게 인지하고 투자를 시작하는 것도 필요하며 단기적인 자산시장 전망보다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변화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산배분전략에 있어 아시아, 특히 한국 투자자들이 집중해야 하는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

▲스티븐 헐 : 아시아에서 중요한 한 가지 테마는 자국시장 편향성 조정이다.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자국 시장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것을 선호한다. 부채에 대한 고려를 제외하면 이는 그들이 국내시장의 장기 전망을 더 낙관하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보다 익숙한 환경에 투자하는 데서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블랙록은 이 자리에서 이러한 접근방식이 '옳다' 또는 '그르다'를 처방하지는 않겠지만, 객관적이고 전향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의사결정을 도출할 것을 조언한다. 예를 들어 한국 투자자들은 세계 경제 사이클과 미국 달러화와의 상관관계 등 다양한 거시경제적 요인을 비롯해 한국의 관계를 고려하는 동시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자산배분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 : 한국 투자자들의 자산 구성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가계 자산 가운데 약 4분의 3이 부동산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과 금융 자산 간에 밸런스를 찾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고, 동시에 금융 자산에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해외 자산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본다. 과거 한국이 고성장을 지속하고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하던 시기에는 국내 자산 중심의 투자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이제는 한국도 성장률과 금리가 낮아지면서 국내 자산만으로는 투자 성과를 내기 어려워졌다.

▲신 :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이머징시장으로 인식됐던 한국시장도 인구고령화, 자산시장 성숙 등에 따라 선진국시장의 특성을 가지게 되었다. 따라서 수익률제고를 위해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자산을 활용한 자산배분전략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주목해볼 만한 시장은 어디이며 이유는 무엇인가?

▲스티븐 헐 : 전술적 관점에서 멀티에셋 포트폴리오는 채권 대비 주식을 선호하게 된다. 주식 또는 크레딧에서 이머징시장 대비 선진시장을 선진시장 국채 대비 이머징시장 채권을 선호하게 된다. 각국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초저금리 금융정책으로 인해 선진시장 주식이 지지를 받고 있고 채권 수익률은 여전히 매우 낮은 상태이며 이머징시장은 중국 경제의 약화 위험에 일반적으로 더 많이 취약하고 현재의 지정학적 리스크(태국ㆍ러시아-우크라이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머징시장에서는 강력한 내수 및 밸류에이션(태국의 경우)을 근거로 아세안(인도네시아와 태국) 및 멕시코를 선호한다. 선진시장의 경우에는 유럽을 선호하나, 밸류에이션에 기초할 때 미국 및 영국에 대해서는 전에 비해 중립적인 입장이다.

▲이 : 올해엔 글로벌 경기가 동반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기에는 채권보다 주식이 유리하다. 초반에는 경기 펀더멘털이 탄탄한 선진국 주식이 신흥국 주식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 신흥국 주식은 아직 경기 개선 시그널이 미약하나,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선진국 경기 회복으로 인한 낙수효과로 수혜가 기대된다. 신흥국 경기 회복이 본격적으로 관찰되기 시작하면, 그간 장기간 부진했던 점과 선진국 대비 높은 변동성을 감안할 때 자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

▲신 : 선진국 자산가격의 강세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규모만큼의 비중 할당은 다소 위험하다고 판단된다. 오히려 아프리카와 같은 프론티어시장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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