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실장의 열성 덕분인지 야구단 규모도 사세처럼 빠르게 커졌다. 선수 숫자가 20명 가까이 늘어나자 김 실장은 지난해부터 과감히 사회인 야구대회에 도전했다. 김 실장의 팀이 도전한 리그는 사회인 야구 3부 리그. 3부라지만 선출(고교 이상 야구를 한 선수출신)이 서너 명이나 되는 강팀도 제법 있는 리그였다.
지난해 경험이 쌓인 데다 올해는 프로 2군 출신 선출도 한 명 입단해 전력이 한층 탄탄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실장은 목표달성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 실장이 걱정하는 것은 실력 문제가 아니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20명이나 되는 대규모 선수단이 김 실장 팀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한다. 김 실장의 팀은 경기 때마다 15명에서 20명 정도가 나간다. 순수 아마추어들이다 보니 선수들의 실력이 천차만별이다. 승리를 위해선 베스트 멤버로 경기가 끝날 때까지 가는 게 유리하지만 김 실장은 그럴 수 없다고 했다.
김 실장 팀은 후보들의 비율이 높아지는 경기 후반 역전패로 경기를 마무리할 때가 많지만 덕분에 팀 분위기는 리그 내에서 가장 좋단다. 덕아웃 분위기만 보면 우승팀이란다. 승리하면 더 좋겠지만 경기 자체를 축제로 즐기기 때문이다.
김 실장의 회사는 관련 분야의 1등이다. 이 1등에는 야구팀처럼 승부보다 경기 자체를 즐기는 분위기도 분명 한몫하지 않았을까.
전필수 팍스TV차장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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