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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지도자를 고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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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정치경제부 선임기자

박희준 정치경제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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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장미 꽃이 향과 색을 발하는 5월이 가고 녹음이 무르익는 6월을 코 앞에 둔 요즘 정치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최근 집집마다 배달된 두툼한 봉투는 지금이 선거의 계절임을 웅변한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공약과 신상 명세서를 선전하는 홍보물들이다.
다들 내로라하는 분들이라 이 사람이 적임자라고 속단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촌음을 아껴서 대학도 여럿 다녔고 봉사도 많이 한 사람이 즐비하다. 정책 공약도 어느 누가 더 탁월하다고 .감히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백과사전이라고 해야 온당할 정도의 식견을 자랑한다.

그래서 참으로 난감하다. 여당과 야당을 떠나 이 뛰어난 선량 후보들 중 누구를 택해야 하나? 선택이 쉽지 않은 물음이다. 그렇지만 시계의 초침은 지금도 째깍거리며 돌아간다. 어느 누구는 축배를 들고 어느 누구는 쓴잔을 마시며 자학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나라 시와 도, 교육계의 향배도 달라질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장삼이사 우리 유권자들의 선택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우리가 찍는 한 표에 지금 개인은 물론, 후대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 표를 던져야 한다.
우리는 대통령 선거에서나 혹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표를 던지고 후회를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뽑지 말아야 했을 법한 인물에 표가 많이 갔고 정작 이 나라를 위해서 필요한 사람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음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렇다고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조심스럽다. 다들 잣대가 있는 유권자이고 재야에 숨은 전문가들도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어서 더욱 더 그렇다. 그렇더라도 선택의 기준을 분명히 하기 위해 보잘 것 없는 한 줄을 보탠다고 하더라도 유권자들은 너그러이 용서하리라 믿는다. 게다가 집으로 배달된 홍보물로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이런 만용을 허락한다고 생각한다.


후보들은 다들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고 그들이 내건 공약 하나 하나는 그간의 땀방울이 녹아있어 감히 뭐라고 하기 힘들다. 다만 권하고 싶은 것은 옳은 인물을 고르라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하이오주 상원시절이던 2005년 한 젊은이를 외교 안보 자문역으로 삼았다.그리고 그는 최근 주한 미국 대사로 내정됐다. 지금 그의 나이 41살이니 9년 전이면 불과 32살일 때다. 그는 미국의 명문 스탠퍼드 대학을 나왔고 훗날 특수부대원으로 전장인 아프가니스탄에 정보 장교라고 자원해 복무했다. 그의 탁견과 경력, 의지도 높이 사줄 만하지만 그를 발탁한 오바마도 대단한 인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후보들은 과연 이런 탁월한 보좌관을 두고 있는가를 묻고 싶다.후보가 아무리 뛰어난다고 해도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훌륭한 참모가 있어야 그도 빛이 난다. 그래서 상원이 뒤고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런 참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열린 마음이다. 아무리 값진 말을 해도 고깝게 여긴다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얘는 학벌이 이래서 안되고 얘는 출신지가 이래서 안 되고, 얘는 성질이 모가 나서 안 돼" 등 선입견을 가진 인물이라면 말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세상사 남의 일 인듯 돌담 위에 앉아 내려 보고 있다가 참견하는 것은 지도자가 할 일은 아닌 것이다. 난관에 봉착해 지도력을 발휘해 헤쳐가고 인민대중이 발을 헛디뎌 벼랑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며 험한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에서 키를 잘 잡아 탄탄한 뭍으로 이끄는 게 지도자다. 그 지도자가 예수요 공자며 부처님이며 위대한 지도자이리라.

정치와 지방자치단체, 교육계의 지도자 역시 이래야 하나고 믿는다. 그런 사람만이 어린 학생의 생각을 여물게 하고 뇌물과 무사안일의 유혹을 떨칠 것으로 믿는다. 그런 사람은 누구인가? 알아서 남을 가르치려 들기보다는 알아도 남의 말을 많이 듣는 인물이기를 바란다. 언론계 선배가 페이스북에 남긴 말이 의미심장해서 옮긴다. 그것은 이렇다. "어설픈 리더는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처럼 말한다.현명한 리더는 모르는 것을 좀 더 알려고 묻는다.". 유권자들이 선택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간절히 기 원한다.유권자들이여 홍보물만 보지 말고 그의 홈페이지를 뒤져 그의 됨됨이를 평가하시라!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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