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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치정살인에 여성들 "사람 만나기 무서울 지경"

최종수정 2014.05.25 16:37 기사입력 2014.05.2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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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0여명 이상 치정으로 인해 목숨 잃어
-자기중심적인 치정살인범들, "거부 참지 못해"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지난 19일 전 여자친구 권모(20)씨와 헤어질 것을 종용했다며 전 여자친구의 부모를 살해한 장모(24·대학교 3학년)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권씨는 배관공 행세를 하며 피해자 집을 사전답사 한 뒤 다시 들어가 "복수하러왔습니다"라고 하며 권씨 부모를 무참히 살해했다. 장씨는 살해후 현장에서 술을 마시며 전 여자친구가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집에 온 권씨를 8시간가량 감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에는 헤어지자는데 앙심을 품고 여자친구 자매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운둔형외톨이로 알려진 살인범 김홍일은 3년동안 교제하던 자매 언니에게 집착증세를 보이다 헤어지자는 말에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의 통화내용과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내역 중 80~90%가 언니에게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남녀 사이의 문제로 살인이나 폭행을 저지르는 치정범죄가 끊이질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애인을 죽여 붙잡힌 살인사범은 106명이었다. 5년 평균 살인사범 수도 102명.6명에 이른다. 매년 100명이상이 치정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셈이다. 지난해 연인에게 신체적 상해를 입히거나 폭행을 해 검거된 건수도 각각 2570건,2848건에 이르렀다.

경찰청 관계자는 "통계에는 애인이 아닌 사람이 벌인 치정범죄는 잡히지 않기 때문에 실제 치정범죄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잇따르는 치정 범죄에 여성들은 불안을 호소한다. 직장인 김모(31·여)씨는 "남녀 사이 관계로 극단적인 범죄가 자꾸 일어나 사람만나기 무서울 지경"이라며 "친구들 사이에서는 우스개소리로 남자친구랑 싸우고 나면 뒤를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치정살인범들의 캐릭터가 다양해 성격을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범죄심리분석가인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 학과 교수는 "자기중심적인 치정 살인범들은 거부당한 것을 참지 못해 복수하려는 심리를 보인다며 "집착이 강해 차라리 죽여서라도 영원히 내 사람으로 만들겠다는 심리도 보인다"고 분석했다.

치정범죄도 최근 자주 발생하는 분노 범죄의 일종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권일용 경찰교육연구원 경감은 "전반적으로 한국사회의 범죄가 분노 범죄 양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이별 등은 촉발요인에 불과할 수 있다"며 "평소 사회적으로 고립 돼있다든지 인간관계가 복잡한 사람들일수록 남으로부터 거부당하거나 무시당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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