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나/를 부르는 수많은 이름들이 있어요.
여기/ 저기, 거기에 수많은 이름의 ‘나’들이 있겠지만
있어요/ 나는 여기에. 나에겐 거기가 당신에겐 여기이듯이.
19회째를 맞는 서울인권영화제가 오는 22일부터 25일 나흘간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다. 야외 거리 상영, 지하 다목적홀에서 선보여질 인권영화는 총 26편으로, 각각 6개의 섹션으로 묶어 소개된다. 섹션 주제는 ▲ ‘혐오에 저항하다’ ▲‘삶의 공간’ ▲‘표현의 자유’ ▲‘불통의 이유’ ▲ ‘자본에 저항하다’ ▲‘레드 콤플렉스’로 구성된다.
22일 오후 12시부터 시작될 영화제의 개막식은 이날 오후 8시 시작된다. 개막작으로는 '혐오에 저항하다' 섹션의 '발렌타인 로드'가 선정됐다. 성소수자 혐오범죄로 인한 교내 총기 난사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폐막작으로는 '자본에 저항하다' 섹션의 '탐욕의 제국'이 선을 뵐 예정이다. 25일 오후 7시에 상영된다. 이 영화는 국내 초일류 기업의 직장인 백혈병 문제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다.
더불어 의료관광과 상업적 대리모 제도가 국제화되면서 인도의 대도시와 작은 마을들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가운데, 상업적 대리모 행위에 대해 인도의 맥락에서 추적해 본 다큐멘터리 '뱃속 아기는 잘 자라고 있나요?', 기업이 전 지구적으로 땅을 빼앗는 것을 멈추기를 요구하는 영화 '땅, 밥, 삶' 등 다양한 인권영화들이 준비돼 있다.
이번 영화제를 준비해 온 자원활동가 박미정씨는 "저항이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잘못된 것이며, 괜찮은데 괜히 불만을 가진 이들이 하는 것이란 암묵적 인식이 대다수 사람들에게 내재돼 있다"며 "그동안 우리가 세상의 이야기에 귀를 닫고 살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듣지 않았으니 보지도 못했을 것이니까 말이다. 보통의 영화는 본다고 하지만 서울인권영화제는 보는 것이 아니라, ‘듣는다’라고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영화제에는 영화 상영 뿐 아니라 토크 프로그램으로 영화들이 함의하고 있는 가치와 사회적 맥락 그리고 적용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 '자, 이제 댄스타임'과 '뱃속 아기는 잘 자라고 있나요'라는 두 편의 영화를 통해 '몸'에 대한 인권 그리고 '두물머리', '팔당사람들'을 통해 '같은 공간, 다른 기억들'이라는 주제로 토론이 열린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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