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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백혈병 해법, 제3중재기구냐. 양자교섭이냐

최종수정 2014.05.15 15:19 기사입력 2014.05.1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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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삼성전자와 직접 협상 진행할 경우 제3 중재기구 고려 가능 밝혀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전자가 내놓은 백혈병 논란 해법과 관련해 반올림이 제3의 중재기구에 대해 다소 이견을 보이며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할 것인지 삼성전자와 반올림간의 양자교섭이 진행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4일 권오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린 당사자와 가족에게 공식 사과했다.
첫 사과이면서도 진정성에서 과거와 달랐다. 권 부회장은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과거에 대한 반성도 있었다, 그는 "이분들과 가족의 아픔과 어려움에 대해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거와 달리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권 부회장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삼성전자에 공식 제안한 ▲삼성전자의 공식사과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3의 중재기구 구성 ▲재발방지대책 수립 등 3가지 제안을 모든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7년간 끌어오던 반도체 사업장 백혈병 논란도 마침내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했던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과 유가족측에게 권 부회장이 직접 나서 사과를 했다는 점에서 큰 진전을 보인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사과와 심 의원측이 제안한 3가지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말 이외엔 백혈병 논란과 관련해 어떤 이의나 변명도 하지 않았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태도에 대해 반올림과 유가족측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의 이같음 움직임은 최근 삼성그룹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통을 통한 문제 해결'의 첫번째 시도다. 삼성그룹은 지난 1일 미래전략실 팀장들을 삼성전자 각 부문에 현장 배치했다. 삼성전자와 관련된 복잡한 매듭을 풀기 위해서다. 그리고 불과 2주가 흐른 뒤 첫번째 작업으로 백혈병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나선 것이다.

삼성그룹과 삼성전자의 최고위 경영진은 '사과할 문제는 사과하고 보상할 것은 보상한다'는 대전제를 세운 뒤 백혈병 문제에 대응하고 나섰다. 7년이 지났지만 공식 사과를 하고 반올림과 심 의원의 제안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남은 과제는 제3의 중재기구다. 삼성전자는 심 의원, 반올림, 유가족측이 제3의 중재기구를 구성해 보상안을 제시하면 그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반올림측은 제3의 중재기구는 심 의원측에서 주장한 것으로 반올림과의 합의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올림에서 활동하는 이정란 노무사는 "제3의 중재기구는 우리와 합의되지 않은 사안으로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교섭이 먼저"라며 "반올림과 삼성전자와의 교섭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3자의 참여를 논의할 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올림과 삼성전자가 빠른 시일내에 만나서 열린 자세로 협상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전향적인 자세로 백혈병 논란을 해결하자고 나선 만큼 반올림도 한걸음 양보해 전향적인 자세로 나서야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반올림이 협상의 주체가 자신들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배경이 개별 협상이 아닌 단체 협상인 만큼 제3의 중재기구 역시 단체 협상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반올림이 한발 물러서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올림을 협상과정에서 배제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반올림도 제3 중재기구에 대해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반올림이 지금까지 주장한 대로 제3의 중재기구 역시 단체 협상의 요건을 갖췄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백혈병 논란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와 그들의 가족"이라며 "삼성전자는 모든 노력을 다해 피해자 및 유가족, 반올림, 심 의원 등과 성실히 협상해 합당한 보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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