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한국경제학회와 금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한국 통화정책의 방향' 세미나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버블이 붕괴할 수도 있다"면서 "미국과 한국의 금리가 동반 상승한다면 우리가 미국보다 훨씬 더 어려운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이주열 신임 한은 총재가 무리 없이 금리 정상화에 성공할 확률은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금리 정상화 성공 확률보다 낮다"면서 지난 20년간 한은이 다양한 위험 징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사례를 열거하기도 했다.
박 연구원은 "한은이 1998년에도 정책 실기를 되풀이했다"면서 "IMF가 요구한 구제금융 조건이 한국 경제 상황에 맞지 않았지만 이를 바로잡자고 요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당시 IMF는 콜금리 수준을 높게 유지하면서도 본원통화량은 과도하게 줄여 숱한 기업들이 연쇄도산했다. 한은이 콜금리를 낮춘 건 회생 가능성 높았던 기업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자살률과 이혼율이 치솟은 뒤였다.
박 연구원은 나아가 "저금리 시대가 시작된 2002년 이후에는 과잉 유동성을 방치해 부동산 거품과 가계부채를 방조했다"는 비판을 덧붙였다.
그는 따라서 "물가가 안정돼도 국민경제가 불안해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한은은 시야를 넓혀 유동성과 관련된 각종 위험 요인을 미리 인지하고 제거하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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