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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회장의 '명퇴' 성공 방정식 '8320 - 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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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위원회서 일부 사표 반려할 듯
황창규 인재경영 시험대

▲황창규 KT 회장이 17일 열린 '2014 계열사 1등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이 17일 열린 '2014 계열사 1등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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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8320 - α.'

황창규 회장이 KT 혁신을 위해 단행한 명예퇴직의 성패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α에 달려 있다. 명예퇴직 신청자 8320명 가운데 '내보내서는 안될' 직원들을 얼마나 많이 붙드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조직에 염증을 느낀 인재들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경쟁사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황 회장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KT가 지난 10일부터 접수한 특별명예퇴직 신청자는 총 832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나이는 40대가 31%(2579명), 50대가 69%(5741명)다. KT가 당초 목표했던 명퇴자 규모는 6000명 정도인데 그보다 2000여명이 더 많이 신청했다. KT는 23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최종 퇴직자를 가려내는 작업을 한다. 신청을 다 받아주지 않고 심의를 거치는 이유는 유능한 직원들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KT 관계자 A씨는"이번 명퇴는 40대의 젊은 직원들이 많이 신청한 것이 특징"이라며 "회사가 명퇴 신청자들 중에 일부 젊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퇴를) 말리고 있다"고 말했다. 40대가 명퇴 신청에 많이 몰린 데는 이유가 있다.

KT 관계자 B씨는 "명퇴 신청을 받는 지난 2주간 경영진들은 KT의 비전에 대해 매우 열악하게 얘기를 했다"며 "50대 이상은 정년 퇴직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 기회가 많은 젊은 직원들은 더 이상 KT에 몸 담을 이유가 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직에 불필요한 인력을 퇴출하는 과정에서 경영진의 과도한 압박이 오히려 젊은 인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 C씨는 "명퇴를 신청한 일부는 이미 다른 회사에 갈 것을 염두해두고 있다"며 "이들은 명예퇴직금까지 챙길 수 있는 지금이 오히려 기회라고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KT가 지급해야 하는 명예퇴직금은 2년치 연봉을 합산한 위로금과 실질 퇴직금이 포함된다. KT는 1인당 2억4000만원 정도로 보고 있다. 신청자가 모두 퇴사할 경우 지불하는 금액은 총 2조원에 달한다.

명퇴 신청자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이유는 본사 일부 사업이 KT 계열사로 아웃소싱된 데 다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KT는 지난 8일 현장영업, 개통, 사후관리, 지사영업창구 업무를 KT M&S, KTIS, KTCS 등 7개 법인 계열사에 위탁한다고 밝혔다.

D씨는 "아웃소싱을 하면 내 업무가 아예 사라지고, 지금 명퇴를 선택하지 않으면 무연고지로 발령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회사 내 팽배하다"며 "인사위원회를 통해 옥석을 가려낼 방침이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이들을 얼마나 붙들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인사위원회 심의는 본사의 경우 인사담당 부서가, 지사는 인사팀이 없을 경우 총무과 등이 맡는다. 심사 기준은 인사 고과 점수, 나이, 업무대체 인력 여부, 개인 사정 등이다. KT 임원은 "지난 2009년에 6000명이 명퇴 신청을 할 때 10명 남짓이 심의 과정에서 신청이 거부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40대 비중이 높기 때문에 과거보다 명퇴 신청 거부 건수가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명퇴 신청자들은 오는 30일 최종 퇴직하게 된다. 지난 2003년과 2009년 명예퇴직자는 각각 5505명, 5992명이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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