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16일 오전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현재까지 28명이 사망하고 268명이 실종된 가운데, 구조된 학생들이 입원치료 중인 고대 안산병원은 생존자를 찾는 학생ㆍ친구 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했다.
이번 사고에서 구출된 75명의 학생 중 고대 안산병원으로 이송된 학생은 모두 66명. 이 중 간단한 치료 후 퇴원한 일부 학생을 제외하면 60여명의 학생들이 병원 본관 7~10층 곳곳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
구조된 학생 중 일부는 비교적 안정된 표정으로 찾아온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들은 휠체어에 앉아 있거나 주사바늘을 꼽은 채로 친구들과 당시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했다.
눈물의 상봉 장면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교복을 차려입은 한 여학생은 환자복을 입고 있는 친구를 만나자마자 부둥켜안으며 "힘들었지. 너무 다행이야"라면서 눈물을 쏟아 내기도 했다.
병원 내 설치된 휴게실에서도 지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사고현장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었다. 구조된 학생의 친지라는 김모(53)씨는 "아직까지 배에 갇혀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면서 "제발 살아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고 후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모습이었다. 복도를 서성이던 한 학부모는 "아이가 불안해하며 밤새 잠을 자지 못했는데 어떻게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지 걱정"이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17일 고대 안산병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사고가 발생한 경우) 안정을 찾았다가도 6개월~1년 후에야 외상 후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외상은 경미하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지속될 가능성이 많아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일부 학생은 불면ㆍ불안 등 스트레스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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