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실적, 명퇴규모 변수
9일 본지가 KT의 과거 두 차례 대규모 명예퇴직 실시 기간을 전후한 실적 추이를 비교한 결과, 지난 2009년 3분기 영업이익은 4131억원을 기록한 뒤 명예퇴직을 시행한 4분기에 8746억원의 퇴직금이 반영되면서 -549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하지만 2010년 1분기 5527억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2003년 3분기에도 영업익 -4819억원(퇴직금 8315억원 반영)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4분기 389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두 차례와 비슷한 수준인 6000명 정도가 명예 퇴직할 것으로 관측하지만, 이번 인력 구조조정이 실적 개선이 어려운 유선부문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더 큰 규모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2009년 퇴직금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사용될 개연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퇴직금이라는 일회성 비용은 발생하겠지만 인건비 부담은 줄어들면서 3분기에는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KT의 명예퇴직자가 5750명일 경우 약 4600억원의 인건비가 감소하고 2760억원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숫자가 9200명으로 40% 이상일 경우 인건비 감소분은 7360억원, 영업익 증가는 4420억원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예상보다 인건비 감소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계열사로 이전하는 직원들의 경우 향후 2년간 인건비 감소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고, 남은 직원들의 인건비 상승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인 인건비 감소 효과가 3000억원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