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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베의 화해발언,언론보도,미국 지일파 활용 한일정상회담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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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진정성있는 조치 요구한 한국보다 일본 편들어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과거사 문제와 한일 정상회담 등을 둘러싼 외교전에서 한국이 일본에 밀리는 형국이다. 일본은 우리 정부가 줄기차게 요구한 것은 하지 않은 채 세치 혀만 움직였는데도 국제사회가 한국이 화답하고 정상회담에 나서라고 압박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계속 한일 정상회담을 요구해왔으나 우리 정부는 과거사 인식 등을 들어 거절해왔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2월26일 집권 1주년을 기념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한 이후부터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해왔다. 독도와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하던 데서 메가톤급 도발로 한일관계를 파탄낸 일본이 관계 회복을 위한 선제 조치를 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대화를 위한 대화보다는 생산적인 결과 도출이 가능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 (정상회담)여건 조성을 위해서는 역사 인식 문제, 과거사 현안 등에 대해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의 일관된 대일 외교 원칙이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와 반성, 피해자가 납득할 수 있는 방안으로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요구였다. 그런데 사흘사이에 기류가 바뀌었다. 아베는 우리 정부가 요구하는 조치는 일절 하지 않고 말만 했다. 일본 언론과 미국의 지일파를 교묘히 이용했다.이를 통해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을 높여놨다.국제여론전의 승리다.

아베 총리는 14일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배를 인정한 무라야마 담화와 일본 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승계하겠다고 밝혔다. 아베는 이어 17일에는 한국이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일본 정부가) 고노 담화를 수정하지 않는 것 자체만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우리측은) 진정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수도 없이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일본은 또 26일로 예정됐던 초등학교 교과서 검증결과 발표를 4월초로 미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베는 국제사회에 ‘대화하는 일본’ ‘대화 피하는 한국’의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했다.


일본 언론들도 연일 한미일 회동설 등을 보도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니혼게이자신문은 19일 복수의 한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한미일 3 개국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릴 핵 안보 정상 회의 장소에서 정상 회담을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중개자로 한 아베 신조 총리와 박 대통령의 대면이 실현되면 북한 문제 등을 주요 의제로 역사 문제 등 한일 현안을 깊이 있게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미국 보수 전문가들도 일본 편을 들고 있다. 한국이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일본의 화해 신호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19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 미국의 아시아 안보정책 연구단체인 ‘프로젝트 2049’의 랜들 슈라이버 회장과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과거사와 주권분쟁은 미국이 현재와 미래의 중요 사안을 논의하려 할 때 김을 뺀다고 꼬집으면서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최근 화해 신호가 양국 관계 복원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소리방송(VOA)에 따르면, 슈라이버 회장은 “아베 총리가 꼭 해야 할 일을 했다”고 평가했으며 클링너 연구원은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라는 악수를 뒀지만 지금은 대담한 화해 신호를 보내고 있는 만큼 한국도 이에 화답해야 하며 그것은 한일 정상회담에 합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오바마 대통령이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핵문제를 논의하자며 한일을 초청할 경우 거부할 명분은 거의 없다. 박근혜 정부는 한국의 동맹이자 한중일 삼각공조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체면’을 위해 ‘진정성있는 조치’도 취하지 않는 아베와 정사회담이든 회동이든 얼굴을 맞대야 하는 난처한 처지가 된 것이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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