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국민주택기금 자산 규모가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청약저축 가입자가 늘고 주택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민주택기금의 총 자산규모는 110조원(가결산 기준)을 기록했다. 이로써 1981년 국민주택기금이 설치된 이후 처음으로 자산규모 100조원을 넘어섰다.
기금 규모가 50조원대를 넘어 폭발적으로 커진 것은 주택청약종합통장 도입, 주택공급 증가 등의 영향이 크다. 기금은 주택건설자금의 원활한 공급으로 국민주택건설을 촉진하고 저리의 주택자금 지원으로 무주택서민층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민주택채권, 청약저축, 일반회계차입금, 복권기금전입금, 융자원리금 회수 같은 자체재원 등으로 조달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집을 사거나 개발할 때는 국민주택채권도 매입해야 하는데 주택공급이 늘어나면서 기금 재원이 되는 채권 매입액이 늘었다"며 "만능통장이라 불리는 청약종합저축이 생겨난 후에는 기금 규모를 폭발적으로 불리는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기금 사업이 다양해지며 자산이 늘었다. 장우철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모기지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늘어나고 임대주택 건설자금으로도 활용되면서 자산이 쌓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금규모가 불어나며 주택시장에 영향을 줄 정책적 수단으로의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생애최초주택 구입자들을 위한 기금을 활용한 공유형모기지 등 새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장 과장은 "기금 규모가 늘어난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연 11만가구의 임대주택이 차질 없이 공급되도록 자금을 지원하고 정책모기지를 연 5조~6조원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승환 국토부장관은 지난해 11월 열린 '제1회 국제주택금융포럼'에서 "국민주택기금이 기존과 같은 단순 저리융자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기금 자산규모 100조원 시대를 맞아 공적 보증ㆍ보험 등을 통해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주거복지와 도시재생, 취약계층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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