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없는 성장이란 경제 전체는 성장하는데 실질임금은 정체되는 현상을 가리키기 위해 박 연구위원이 만들어낸 말이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2002년 4분기부터 2007년 4분기까지 5년간 합계 17.6%였는데 그 뒤 2007년 4분기부터 2012년 4분기까지 5년간 -2.3%였다. 이런 실질임금 정체로 2008년부터 노동생산성과 실질임금 사이에 격차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그 뒤로 계속 더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의 경우 연간 임금 및 물가 관련 통계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정확하게는 알 수 없으나 큰 변화는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대 초부터 '고용 없는 성장'에 대응해 고용증대에 집중하는 동안 그에 못지않게 심각한 '임금 없는 성장'이 자리 잡은 셈이다. 이는 내수성장을 억제해 경제역동성 회복을 가로막는다. 임금 없는 성장은 과실이 없는 무의미한 성장이다.
게다가 박 연구위원에 따르면 임금 없는 성장의 주된 원인은 앞으로도 가속화할 인구고령화에 있기 때문에 의식적인 분배개선 노력 없이는 그 추세를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한국경제는 고용증대와 임금향상이라는 이중의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처지에 직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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