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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왜 하필 이때 '박태준 드라마'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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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오이가 익은 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고 있으면 마치 오이를 따는 것 처럼, 오얏이 익은 나무 아래서 손을 들어 관을 고쳐 쓰면 오얏을 따는 것 같이 보인다는 고사성어다. 남에게 의심받을 행동이나 언행을 조심하라는 뜻이다.

최근 국내 철강업계에서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 제작을 둘러싸고 이같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 차기 회장을 놓고 온갖 억측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박 명예회장의 일대기 드라마 제작이 자칫 정치적인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박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모티브로 한 드라마 '불꽃 속으로'는 포스코와 포항시의 제작 지원아래 오는 4월 부터 보수 성향의 종합편성채널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을 놓고 내부 출신과 외부 출신이 경합하는 상황에서 포스코의 지원으로 박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가 제작되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을 유지해야 할 포스코가 한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를 보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 정치적인 이유로 박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 제작은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지난 2012년 말 한 공중파 채널에서 방영키로 했으나 대선정국과 겹쳐 연기된 후 편성을 잡지 못하다가 결국 드라마 제작이 무산됐었다. 당시 포스코와 포항시가 각각 10억원씩 드라마 세트장 건립비를 지급해 40% 가량 건립이 진행된 상태에서 중단됐다. 이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되기도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제작사 측에서 포스코 명예회장과 포스코의 역사를 다룬다고 해서 지원하는 것"이라며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설립자인 박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 제작에 지원을 하는 것은 이해는 된다. 하지만 문제는 타이밍이다. 포스코 차기 회장에 시선이 집중된 상황에서 포스코 최고 경영진이 굳이 이같은 결정을 내려야만 했나라는 생각이 든다.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 포스코 경영진이 되새겨봐야 하지 않을까.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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