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강국 위협하는 중국 잠룡 대해부…③ 샤오미
-스토리텔링·우수인력·막대한 자금력이 성장동력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검은 티셔츠와 청바지, 운동화를 신고 연단에 오르는 '그'.
아직까지 샤오미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0위권에 들지 못한다. 중국 시장에서도 삼성전자, 레노버, 쿨패드, ZTE, 화웨이에 이어 6위다. 하지만 다른 중국 잠룡들과 달리 샤오미에서만 찾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은 그들만의 성장동력이다.
샤오미는 2010년 친구 사이인 레이쥔과 린빈이 공동 설립했다. 레이쥔 CEO는 2004년 미국 아마존에 온라인 판매 사이트 조요닷컴을 7500만달러에 매각하는 등 수완이 뛰어난 사업가다. 린빈 회장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활약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기획력이 뛰어난 스티브 잡스와 기술을 가진 스티브 워즈니악이 애플을 세웠던 것과 비슷한 조합이다.
상대적으로 성능이 높은 스마트폰을 저가에 내놓는 것도 강점이다. 샤오미는 이달 중순 4.7인치 화면, 1.5기가헤르츠(㎓) 쿼드코어 프로세서, 80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 '레드라이스'를 출시했다. 가격은 우리 돈으로 14만원이다. 샤오미 팬이 급속히 늘어날 수 있는 가격 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샤오미는 우수 인력과 자금도 흡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글에서 안드로이드 제품 관리를 담당했던 휴고 바라 부사장을 영입했다. 바라 부사장은 2008년 5월 구글에 합류해 안드로이드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그는 샤오미 글로벌 부사장을 맡아 제품과 사업을 글로벌 전반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러시아 투자회사 DST에서는 20억달러를 투자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DST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8위인 틴센트가 10.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샤오미와 틴센트가 중국 사업에서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투자 유치를 통해 샤오미의 기업가치는 기존 40억달러에서 100억달러(약 11조900억원)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글로벌 1위 PC 기업이자 세계 6위, 중국 2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레노버의 기업가치와 비슷한 규모다. 시작은 카피캣이었지만 어느덧 샤오미는 글로벌 기업들을 위협하는 잠룡으로 성장하고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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