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강국 위협하는 중국 잠룡 대해부…② ZTE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중국 ZTE는 화웨이와 닮은꼴이다. 1980년대 설립돼 통신장비, 휴대폰이 주력 사업이며 연간 연구개발(R&D)에 매출의 10% 이상을 투입한다.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ZTE가 4.9%(4위), 화웨이가 4.8%(5위)로 엇비슷하다.
ZTE는 1985년 허우웨이구이 회장이 설립한 중싱반도체가 전신이다. 허우웨이구이 회장은 전문대를 졸업해 교사를 거쳐 군수업체 항톈691 공장에서 근무했다. 공장 직원 중 처음으로 해외 유학을 다녀온 그는 1985년 공장 기술 책임자에 임명됐지만 얼마 뒤 회사를 나와 중싱반도체를 설립했다. 유학 당시 인텔, 델,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지켜보며 정보기술(IT) 기업과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예견한 것이다.
허우웨이구이 회장은 중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면서 ZTE의 네트워크 솔루션 사업을 확대했다. 2000년 전후로 모바일 시장이 창출되면서 2004년에는 휴대폰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허우웨이구이 회장은 선진 시장보다는 신흥 시장 공략을 선택했다. ZTE의 브랜드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신흥 시장을 먼저 공략한 뒤 선진 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 전략은 적중했고 ZTE는 저가폰 시장의 영향력을 앞세워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4위로 성장했다.
일각에서는 ZTE 재무 상황이 악화되는 등 최근 국영기업으로서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ZTE 매출은 전년 대비 2.4% 감소해 처음으로 줄어들었고 약 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전체 직원은 8만명가량인데 감원하는 등 구조조정에도 나서고 있다. ZTE와 화웨이는 닮은꼴이지만 ZTE가 민간 기업인 화웨이의 효율성을 따라갈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사를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가 버티고 있는 한 ZTE의 성장동력은 식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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