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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급등 긴급점검]전세, 씨가 말랐다…'대한민국 貰공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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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일주일새 1000만원 상승·매매가 육박한 곳도
강남, 잠실·반포 등 전세가 대비 70% 넘는 곳 수두룩
수도권, 일산·광교 융자 많아도 전셋값 고공행진 여전


[전셋값 급등 긴급점검]전세, 씨가 말랐다…'대한민국 貰공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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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박미주 기자, 이민찬 기자, 권용민 기자] "전세는 씨가 말랐다. 재계약이 90%나 돼 매물이 없다. 1년 전보다 1억원 이상 올랐지만 물량이 부족하다. 특히 융자가 없는 매물은 바로 팔리거나 반전세로 나오는데 이마저도 금방 계약된다."(송파구 잠실동 H중개업소 대표)
"2주 만에 3000만원 올렸다. 상한가 넘었다고 해도 일단 올리고 본다. 낡은 시설 고쳐준 것 하나도 없다. 그냥 올려달라는 막무가내식 집주인과 결국 이삿짐 싸는 세입자들 보면 중개하는 우리로서도 말이 안 나온다."(정릉동 M중개업소 관계자)

전세시장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휴가철 비수기에도 강세가 이어지며 곳곳에서 세입자들의 비명이 터지고 있다. 월세시장도 마찬가지다. 하락세란 통계와 달리 월세시장은 85㎡(이하 전용면적) 기준으로 최저 '월 100만원'이 된 지 오래다. 전세에서 월세 전환비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세는 줄어드는 물량에 강세, 월세는 늘어나는 수요에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보증금을 떼이는 '깡통 전세'가 늘어난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매매가는 계속 하향세를 그리는 반면 전세시장은 가격상승과 매물부족으로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상황에서 53개월째 상승세다. 재계약률이 늘고 있는 데다 집을 구입할 여력이 있는 소득층까지 전세를 선호, 전세 물건부족은 심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강북권 강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한 주 관악구가 0.28% 상승한 것을 비롯해 ▲동대문(0.26%) ▲강북(0.23%) ▲구로(0.21%) ▲금천(0.21%) ▲도봉(0.17%) 등 대부분 지역이 상승했다. 관악구에 위치한 '관악산휴먼시아2단지'와 '서울대입구삼성'은 한 주 만에 1000만원이 올랐다.

도심에 가까워 직장인과 신혼부부 수요가 끊이질 않던 신당동과 약수동 일대는 유례없는 전세비상을 겪고 있는 상태다. 약수역 일대 2300가구의 대단지인 '약수하이츠' 57㎡는 7월 중순 2억6000만원에서 8월 초 2억8000만원까지 2000만원이 뛰었다. 같은 평수의 매매가가 최저 3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전셋값이 매매가 수준에 이미 도달한 셈이다.

동대문에 위치한 '전농동 SK' '답십리동 경남' 등도 모두 1000만원 이상씩 값이 뛰었다. '미아동 경남아너스빌'과 '벽산라이브파크'는 일주일 새 5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올랐다.

학군수요가 몰리는 노원구 중계동 일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경남, 롯데, 상아 등 대부분 단지가 2주 만에 500만~1500만원씩 상승했다. 월세로 전환되는 수요도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인근 M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재계약이 성사된 사례도 모두 3000만원 이상씩 보증금을 올린 경우"라며 "전세물건이 없다 보니 어느 정도 값을 올려도 결국 팔려나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 박미주 기자)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 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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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에서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를 넘는 곳이 수두룩하다. 아파트값이 떨어지니 매입하지 않고 전세살이만 고집하고 있다는 의미다. 학군 등으로 전세살이 비중이 높은 강남권 집주인들이 수도권 전세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송파구 잠실 리센츠 84㎡는 전세가율이 72%에 달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지난 7월 9억원에 매매됐다. 같은 달 가장 비싸게 거래된 전세 실거래가는 6억5000만원이다. 지난해 7월 가장 비싸게 거래된 이 아파트 전세가는 5억3000만원으로 1년 새 1억2000만원이나 올랐다. 인근 B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집주인이 담보대출을 받지 않은 물건이면 대부분 나오자마자 바로 임차인을 찾는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4㎡의 경우 2009년 입주 당시 6억8000만원 했던 전세 보증금이 9억~9억5000만원으로 최고 3억원 가까이 올랐다. 매매가가 12억원 선임을 감안하면 전세가율은 80%에 육박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수도권 외곽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 내 새 아파트 20평형대 전세 시세는 평균 1억5000만~1억6000만원. 평균 매매가가 2억40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전세가율이 62%에 달한다.

일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접한 파주 일대와 고양 삼송지구 등에 지속적으로 공급이 이뤄지면서 미분양이 증가, 매매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마두동, 주엽동 등은 여전히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산서구 강선마을 유원아파트 65㎡는 지난 5월 1억6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6월 같은 아파트가 보증금 3000만원, 월세 70만원의 보증부월세로 계약됐다. 금리가 떨어지며 월세 가격이 떨어졌다.

광교신도시에서는 융자율이 높아도 전셋값을 낮추지 않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입주민이 현역 군인이 대부분이어서다. 고정 수입이 보장돼 경매에 넘어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웰빙타운의 경우 매매가 4억4000만원에 융자가 1억2000만원 끼어 있는데도 전셋값이 2억5000만원에 육박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6억원 이상 전세 귀족들은 집을 살 필요 없이 매매가보다 못한 가격에 비교적 좋은 새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로 전세 매물이 월세 매물로 전환하면서 전세가 부족해졌고 특히 수도권 전셋값에 불이 붙은 양상이라 전셋값 상승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포한강신도시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 권용민 기자)

김포한강신도시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 권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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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환 기자 khbae@
박미주 기자 beyond@
이민찬 기자 leemin@
권용민 기자 fest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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