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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시원한 맥주 무심코 마시다간..'통풍'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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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는 '통풍'...4년만에 50% 가까이 늘어

▲급성 통풍(왼쪽)과 토푸스가 손가락에 다발성으로 발생한 모습

▲급성 통풍(왼쪽)과 토푸스가 손가락에 다발성으로 발생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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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평소 찬 음료와 시원한 맥주를 즐겼던 정모씨(47)는 최근 이유없이 몸이 피곤하고 발가락이 찌릿하게 아프기 시작했다. 발가락이 부으면서 원인 모를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그러던 어느날 엄지발가락이 빨갛게 변하면서 심하게 부어올라 병원을 찾았는데 엑스레이 검사에서 뼈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던 정씨에게 내려진 병명은 바로 '통풍'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에 따르면 통풍 환자는 지난 2007년 16만3000명에서 2011년 24만명으로 4년만에 47.5% 늘었다. 환자 성비는 남성이 여성의 8∼10배로 월등히 많다. 연령별로는 50대가 25.6%로 가장 많았고, 40대 22.6%, 60대 17.9% 순으로 나타나 40~50대 중년층이 48.2%를 차지했다.
통풍은 혈액 속 '요산' 수치가 높을 때 요산이 결정체를 형성해 관절주위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통증을 일으킨다고 해서 통풍이라 불리며 전체 환자의 95%가 남성으로, 특히 술을 즐기는 남성에서 많이 발생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양형인 교수는 "남성호르몬이 신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촉진시켜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고, 알코올도 신장에서 직접적으로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기 때문에 혈중 요산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섭취한 음식물이나 체세포의 세포핵 분열로 만들어지는 요산은 혈중에서 녹지 않아 그 농도가 높으면 응집돼 결정체를 형성하게 된다. 이 결정체는 주로 발가락이나 손가락, 귀 등에 침착해 큰 덩어리를 만드는데 이를 토푸스라고 한다. 여기에 염증세포들이 침착하면서 관절주위에 염증을 일으켜 열과 붓기,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통풍의 일반적인 증상이다. 또한 혈액 내 요산이 많은 것을 고요산혈증이라고 한다. 고요산혈증이라고 해서 모두 통풍은 아니며, 혈액 내 요산 수치는 연령이나 성별, 환경, 유전적 배경, 인종적인 차이를 보인다.

통풍은 대개 무증상의 고요산혈증기, 간헐적인 급성 통풍성 관절염, 만성 토푸스성 관절염 등 3가지의 임상 유형을 나타낸다. 만성 토푸스성 관절염은 시간이 경과할수록 관절염의 발생 빈도가 늘어나며 만성기로 접어들면 관절 변형을 일으키기도 한다. 통풍을 오랜 기간 치료하지 않으면 요산 결정체가 콩팥에 침착해 요로 결석 등을 일으켜 신장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다. 통풍 환자의 약 10%에서 신부전으로 진행돼 사망할 수 있으며, 고혈압이나 당뇨, 비만, 허혈성 심장질환이 종종 동반되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검사와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대개 통풍성 관절염은 고요산혈증이 있는 사람에서 발생하지만 관절염 증상이 없는 고요산혈증 환자를 모두 치료하지는 않는다. 고요산혈증으로 통풍성 관절염이 빈번하게 발생하거나 통풍 결절이 생긴 경우에 치료한다. 통풍성 관절염이 자주 발생하는 환자에서는 콜키친을 예방적으로 투여해 급성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다. 급성 통풍성 관절염 환자에서 급속하게 혈중요산을 낮추면 관절염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염증이 가라앉은 후에 투여를 해야 한다.

급성 관절염의 원인은 과음이나 심한 운동으로 탈수가 심해지는 경우, 수술이나 출혈이 있는 경우, 감염, 약물의 복용, 항암치료 등이다. 통풍 환자는 무엇보다 급성 통풍성 관절염을 유발하는 요인들을 피해야 한다. 음주를 삼가고 혈중 요산을 증가시키는 동물의 간과 같은 내장, 육수 육즙, 거위, 정어리, 고등어, 멸치, 효모, 베이컨 등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갈증이 날 때는 탄산음료나 맥주보다 물을 자주 섭취하자. 또한 고요산혈증과 연관돼 발생하는 비만이나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 고혈압 등이 있는지 확인하고 운동과 식이요법, 치료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양형인 교수는 "통풍은 만성 대사 질환이므로 장기적으로 꾸준한 약물치료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생활 조정으로 적절하게 대처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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