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소셜미디어가 확산되고 소비자의 참여가 중요한 시대에, 기업은 더 이상 경제적 가치만을 추구해서는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는 시대에 도래했다. 단적으로 최근 국내에서 불거진 갑을관계에 대한 문제(본사와 대리점과의 문제 등)들을 보면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점점 투명한 사회로 바뀌고 있고 사회적 가치를 무시하고 경제적 가치만을 고려해서 의사결정을 한다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이제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비용의 관점을 벗어나 기업의 가치를 공유하고 고객 참여를 전제로 한 '공유가치창출(CSV)'의 개념으로 전환해야 한다. CSV란 경제, 사회적 조건을 개선시키면서 동시에 사업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련의 기업정책 및 경영활동을 의미한다. 기업이 사회의 요구를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해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고자 하는 게 CSV의 핵심이다.
특히 CSR이 기업과 사회의 이익을 연결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장기적 차원에서의 정당성 부족 및 운영 미숙 부분을 해결해 주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회적 책임인 준법, 윤리, 공공성, 인권 등을 함께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이 CSV만의 특징이자 CSR과의 차별 포인트다.
CSV의 한 사례를 설명하자면 탐스슈즈는 신발 한 켤레가 판매될 때마다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 어린이들에게 신발 한 켤레를 보내 주는 것으로 유명한 곳인데 뛰어난 디자인도 기능도 아니지만 감동과 신뢰를 소비자들에게 줌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국내에도 상륙해 2010년 최고의 히트 브랜드로 떠오른 탐스슈즈의 사례를 보면 이런 시도들이 실제로 기업의 성과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지속가능한 자본주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사회공헌활동에서의 박애사상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존 틸 교수에 의하면 '자선'은 개인적 동정심에 기반을 두며 박애는 인류의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기 위한 조직적인 활동이다. 박애는 무엇보다 대상과 실행방법뿐만 아니라 그 사회적 효과까지 염두에 둔 활동이다.
매슈 비숍은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거둔 사업가들이 '박애'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경우를 연구해 공통점을 추출했는데 대부분 성공한 사업가들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회적 문제 해결에 투입 대비 최대 효과를 추구하며 사회적 성과를 정량화하고 측정하는 등의 특징을 보유하고 있었다.
사회적기업으로 이야기를 조금 돌리자면 사회적기업 역시 기존의 수동적인 CSR 활동을 넘어서 사회적 가치의 창출을 비즈니스 모델과 결합해 이를 통해 기업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모델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지속가능한 자본주의에 사회적기업이 해야 할 역할은 무궁무진한데 성공적인 사회적기업들이 많이 출현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이 사회적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협력적 자원연계체계를 구축하고 협력과 경쟁 속에서 함께 진화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그 성과까지 함께 공유해야 할 것이다.
강대성 SK행복나래 대표이사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