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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 물가상승률 디플레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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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딱 1%로 집계됐다. 외환위기로 경제가 어려웠던 1999년 9월(0.8%) 이후 13년 8개월 만에 가장 낮다. 물가 상승률이 내리막길을 탄 것은 2011년 여름부터다. 지난해 11월부턴 7개월 연속 1%대를 맴돌았다. 공교롭게도 2011년 2분기부터 줄곧 전기 대비 0%대를 기록한 경제 성장률과 흐름이 같다.

물가가 치솟아 걱정이었던 시절을 돌이키면 박수 칠 일 같지만 속내를 보면 결코 달갑지 않다. 비교 시점인 지난해 5월보다 국제 원유 가격이 떨어지고 농산물 값이 안정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국내 수요가 마르고 기업 투자도 냉각되면서 경제가 비실대고 있음이다. 저성장 속에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고 빚은 많은데 장사가 안되는 데다 경기 전망도 어둡자 소비를 줄이거나 뒤로 미룬 결과다.
이러다가 경기가 하강하면서 물가도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늪에 빠져드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 1990년대 초 부동산 거품 붕괴와 함께 시작돼 20년 넘게 지속된 일본식 경기침체를 닮아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까지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년 정도 물가 하락이 계속돼 경기가 침체되는 상태를 디플레이션으로 보는데 우리가 1년 반째 그런 모양새다. 디플레이션 상황에선 금리가 낮아도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하고 근로자의 임금을 줄이거나 직원을 해고하는 식으로 대응한다.

일본이 아베 신조 총리 취임 이후 밀어붙이는 엔저 정책의 목표도 디플레이션 탈피다. 아베 정부는 1% 수준인 물가 상승률을 2년 안에 2%로 끌어올리겠다며 윤전기로 돈을 찍어 뿌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돈이 대거 풀리는데도 장기 국채금리가 오르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혼란스럽다. 물가를 두 배로 올리겠다면서 장래 물가를 반영하는 장기금리를 억제하겠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었다.

일본에서 보듯 경제가 디플레이션 늪에 빠지면 벗어나기 어렵다. 정부에서 말하듯 아직 본격적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조짐은 분명하다. 상황을 주시하면서 필요한 재정ㆍ통화 정책을 선제적으로 써야 할 때다.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를 살림으로써 실물경제가 원활히 돌도록 해야 한다. 오늘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첫 공식 회동이 그런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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