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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에게 '장인' 칭찬받은 류현진,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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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류현진[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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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손 기술의 장인(Master craftsman).”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을 향한 돈 매팅리 감독의 찬사다. 8연패 탈출 견인 때문만이 아니다. 빠른 빅 리그 적응에 대한 놀라움이 섞여 있다.
“투수를 얘기할 때 흔히 공의 속도만을 거론한다. 류현진에겐 그럴 수 없다. 제구(Location), 완급조절(Change Speed), 다양한 구종 등으로 타자를 요리한다.”

극찬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홈경기를 가리킨다. 류현진은 선발 등판해 6.2이닝을 1실점을 막았다. 메이저리그 데뷔 뒤 최다인 114개의 공을 던지며 시즌 4승(2패)째를 챙겼다. 피안타는 1홈런 포함 5개, 삼진은 3개였다.

투구에선 색다른 점이 발견된다. 탈삼진이 줄었다. 총 등판 가운데 패전(6이닝 4실점 2탈삼진)을 떠안은 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다음으로 적었다. 류현진은 지난 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까지 ‘삼진 제조기’였다. 37.2이닝 동안 46명의 타자를 돌려세웠다. 9이닝 당 탈삼진으로 환산하면 10.99개. 수치는 규정이닝을 채운 전체 투수 가운데 6위에 해당했다.
줄어든 탈삼진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구심의 인색한 스트라이크 판정과 상대의 빠른 승부다. 구심을 맡은 론 쿨파는 몸 쪽 공에 박했다. 초반 꽉 찬 공에도 손을 올리지 않았다. 좌우 코너워크를 활용해 삼진을 잡는 류현진은 이내 투구에 변화를 줬다. 심판의 성향을 파악한 포수 A.J 엘리스의 유도 아래 바깥쪽을 파고들었다.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만 감안하면 위험한 결정이다. 류현진의 직구는 빅 리그에서 유별나지 않다. 구속은 최근 빨라졌다. 팔 높이를 스리쿼터에서 오버핸드에 가깝게 올려 4월 한 달간 평균 144.7km를 찍었다. 그러나 수치는 메이저리그 평균(146.8km)에 미치지 못했다. 헛스윙 확률도 4.3%에 그쳤다. 위력적인 구종으로 분류하는 최소치는 약 10%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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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마이애미 타선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땅볼로만 13차례 물러났다. 완급조절과 제구에 당했다. 류현진은 비슷한 구속이지만 전혀 다른 궤적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26개)과 슬라이더(11개)를 적극 활용, 타자들의 직구 체감 스피드를 끌어올렸다. 구속 변화 폭이 높은 볼 배합에 마이애미는 좀처럼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더구나 류현진은 경기 중반 투구의 밑바탕 전체를 뒤집었다. 초반은 직구, 힘이 떨어진 후반은 변화구 위주로 던졌다. 싱커나 투심패스트볼 같은 변종 직구 없이도 배트 중심을 비켜갈 수 있던 힘이다.

패턴은 상대의 빠른 승부에 의도치 않게 탄력도 받았다. 류현진은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초구 스트라이크의 교과서적 피칭을 택했다 낭패를 봤다. 개막 2연전에서 성향을 파악한 상대에 거듭 정타를 허용했다.

마이애미는 샌프란시스코의 공략을 모델로 삼았는지 이날 경기 템포를 빠르게 가져갔다. 3구 이내 승부가 12차례 났다. 류현진은 5회까지 20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초구 스트라이크를 6번밖에 던지지 않았다. 상황에 맞게 변화하는 영리함은 곧 팀의 8연패를 끊는 원동력이 됐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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