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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심(老心)에 추억 일깨우는 '개복숭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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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홍재 ]

광주시 임동 '그린요양병원' 정원의 한낮 풍경
노심(老心)에 추억 일깨우는 '개복숭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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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매 이것이 ‘개복숭아꽃’ 아녀?” “내 어렸을적 동네 뒷산에 많이 보였는디, 꽃은 보기 좋아도 먹잘 것(열매)은 없어.”

평년기온을 되찾은 8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임동 '그린요양병원' 정원에는 보기에도 탐스런 '개복숭아꽃'이 꽃망울을 터뜨려 지나는 할머니 환자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일명 '능수홍매화'(가지가 능수버들처럼 늘어져 생긴 모습을 일컫는 말)라 부르기도 하는 이 나무는 봄철 이맘때면 짙은 선홍색 꽃봉오리를 피워 주변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보통 4월 말에서 5월 초 경에 개화(올해는 예년보다 10여일 일찍 개화)하는 이 꽃은 떡잎이 나오기 전에 피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개살구나무’와 더불어 허울만 좋지 실속은 별반 없음을 빗대는 과실류다. ‘빚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그것이다.

꽃이 너무 아름다워 열매 역시 맛있을 것이란 추측은 금물이다. 복숭아 열매는 당도가 높고, 향과 영양분이 많지만 개복숭아는 맛이 텁텁하고 시릿해 주로 약용으로 쓰인다.

크기는 커봐야 지름 3㎝ 미만이며 모양도 볼품 없어 뒷동산이나 마을 어귀 등지에 마구 널브러져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과실이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당뇨. 고혈압 등의 치료 약재로 쓰인다. 이른 여름에 채취해 술에 담가 발효시키거나 그대로 갈아서 즙으로 마시기도 한다.

임모 할머니(89·치매 환자)는 “꽃은 이쁜디 먹잘 것이 없어…”라며 애써 어린시절 추억을 더듬는 듯 했다. “그래도 저것이(개복숭아) 술에 담가 먹으면 몸에 최고 좋다는 것 아닌가. 뭘 제대로 알고 얘기혀.” 곁에 있던 할머니가 말이 고팠다는 듯 대꾸했다.

최석현 원장(67· 성형외과 전문의·박사)은 “나이가 듦에 따라 누구든 차이만 있을 뿐 조금씩 기억이 퇴화하기 마련인데 신선한 공기와 꽃나무, 산책로 같은 자연 친화적 환경이 기억력을 높여준다는 보고가 있다”며 “앞으로 피톤치드가 나오는 편백과 삼나무 등을 더 많이 심어 환자들의 치료 커리큘럼에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홍재 기자 khj0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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