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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이재영 경기도시공사 사장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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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396명, 자본금 1조5992억 원, 부채비율 321%….'

경기도시공사의 지난해 말 현황이다. 이만하면 경기도 공기업 중 최대 규모다. 그런데 최근 경기도시공사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재영 경기도시공사 사장은 지난 2일 경기도의회 '공기업 건전경영특위'에 참석, 향후 사업방향을 설명하면서 "소규모 사업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듣기에 따라서는 공기업의 '공공성'을 무시한 채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아울러 경기도시공사의 향우 경영전망이 밝지 않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부동산시장 침체를 감안할 때 이날 이 사장의 특위발언을 모아 보면 이 같은 '분석'이 무리한 '추측'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앞으로 토지 등을 보상할 때 현금 대신 채권이나 대토(代土)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산업단지분양은 입주기업이 정해진 뒤 하는 맞춤형 분양을 강조했다. 주택사업 또한 분야를 다각화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아울러 리스크관리를 위해 본사 내 TF(전략기획팀)를 운영하고, 자금관리 강화를 위해 월별 간부회의를 '계량실적회의'로 대체하겠다고 덧붙였다. 흡사 '비상경영'을 방불케하는 발언들이다.

이 사장은 향후 몇년 간 경기도시공사의 암울한 경영전망도 내놨다.
그는 고양관광문화단지를 비롯해 전곡해양산업단지, 양주홍죽산업단지, 연천백학산업단지 등 야심차게 추진해 온 산단 조성사업들이 미분양으로 '반토막'났다고 실토했다. 경기도시공사는 이에 따라 전곡산단은 화성시와 공동마케팅을 통한 분양확대를, 홍죽산단은 서울우유 유치를 각각 추진하고 있다. 백학산단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태다.

이 사장은 올해 부채비율 증가도 걱정했다. 그는 올해 부채율이 360%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경기도시공사의 부채율은 321%였다. 부채율 360%는 안전행정부가 공기업 '건전경영' 잣대로 삼는 기준이다. 자칫 경기도시공사가 부실 공기업으로 낙인찍힐 수 있는 위험상황이 올해 연출될 수 있다. 이 사장은 부채율 증가 원인으로 황해포승지구 신규보상, 남양주보금자리주택지구 토지보상, 동탄2기신도시 사업, 광교신도시 에콘힐 계약해지중도금(4000억 원) 반환 등을 꼽았다. 빚내서 보상과 사업을 하다 보니 부채율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 사장은 이날 특위에서 별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2만2000가구의 임대 및 일반분양이 진행되는 남양주 보금자리주택지구의 분양 성패도 경기도시공사의 재정건전성에 '메가톤급' 악재를 가져올 수 있는 '뇌관'이다. 자칫 미분양이 속출하거나 지속적으로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면 경기도시공사는 수천 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도내 31개 시군이 설립한 도시공사와의 경쟁도 경기도시공사에는 위협적 요소다. 현재 경기도에는 김포, 양평, 광주, 하남, 용인, 화성, 평택, 남양주 등 7~8개 지역에 도시공사가 설립 운영되고 있다. 추가 도시공사 설립이 추진되는 곳도 네댓 개 지역에 이른다.

경기도시공사의 미래가 밝지 못한 이유다. 1조6000억 원의 도민 혈세가 투입된 경기도시공사가 경기도 대표 공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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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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