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소홀했다" 朴 대통령 당내 비판 쏟아져
쇄신파를 대표하는 남경필 의원은 26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참모진의 잘못과 무능을 이야기하기보다 그 전에 대통령께서 임명권자의 인사 시스템과 인사방식에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평가 및 수정을 먼저 해야 한다"며 "참모진에 대한 문제점 파악 및 문책이나 그런 것들은 그 다음"이라고 말했다.
친이명박계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해진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대통령이 인사를 하는데 있어 문제가 있다면 인사위원회가 고언ㆍ직언을 통해 바로잡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알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인상과 평가만 가지고 인사를 하면 복잡하고 많은 분야, 인재들이 있는 국가에서 제대로 된 인사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특히 "인사검증시스템도 문제이고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도 문제"라며 "정권 초기 대통령의 리더십, 권위, 국민들의 신뢰가 약화될 경우 5년 임기 국정을 이끌어 갈 동력이 굉장히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한만수 내정자의 사퇴와 관련 "사람의 문제라기 보다는 인사시스템 결함으로 생긴 문제"라면서 "아무런 해명 없이 사퇴한 것이 저희로서는 매우 당황스럽고 한 내정자를 지명한 박 대통령도 사실 기막힐 노릇일 것"이라고 평했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의에서 "인사 참사,도미노 위기 국면을 벗어나려면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서 사과해야 한다"며 "대국민 사과 담화를 통해 실마리를 풀어달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수첩의 정체가 '데스노트'(Death Note)라는 얘기가 나온다. 수첩에서 나온 인사들이 자고 나면 낙마하는 상황을 빗댄 말"이라며 "인사실패의 총체적 책임은 박 대통령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일련의 사퇴를 당-정-청 관계를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출범을 전후로 청와대와 장차관급 인사는 물론 정부조직법 처리과정에서 여당의 목소리가 담긴 것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인사참극이 빚어지면서 정국주도권과 4ㆍ24선거판세에서 여당이 득보다 실이 더 많아졌다"면서 "청와대 수석과 부처 장관들의 진용도 생각보다 부실해 이번 기회에 당이 국정운영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