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공장 3개 라인에서 1분간 최대 2200병 생산
[강릉=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좋은 물은 사람을 건강하게 한다. 물은 체내에서 불필요한 몸속의 독성물질이 생성되는 것을 막아주고 몸에 쌓이는 피로물질인 젖산을 몸 밖으로 배출, 체내의 열을 발산시켜 체온 조절은 물론 관절과 뼈마디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좋은 물은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양조장 즉 '소주 공장'이다. 왠 뜬금없는 소리냐고 하겠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물 좋기로 소문난 곳에는 소주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물 맑고 산 좋기로 유명한 강원도 강릉시내 대관령 자락에는 소주 '처음처럼'을 생산하는 롯데주류 공장이 있다. 장소가 말해 주듯 처음처럼은 강원도 청정지역 지하 200m에서 끌어올린 천연암반수를 물 분자가 육각수에 가깝고 미네랄이 풍부한 알칼리 환원수로 환원해 생산된다.
알칼리 환원수인 처음처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확인하고자 지난 15일 롯데주류 강릉공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소주 저장탱크였고, 무엇보다 이 안에 소주가 들어있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이 공장장은 "알칼리 환원수인 처음처럼의 생산공정은 크케 10단계로 나뉜다"며 "1단계인 주정검사와 2단계인 알칼리 환원수 제조 등 희석 및 탈취, 활성탄 여과, 블렌딩, 정밀여과, 숙성, 병압, 상표부착 및 포장 출하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알칼리 환원수의 경우 대관령 기슭 청정수를 전기분해해 pH 8.0∼8.5의 미네랄이 풍부한 알카리 환원수를 제조한다"며 "처음처럼은 세계 최초 알카리 환원수 소주로 약알칼리수 작은 물입자가 소주맛을 살린다"고 강조했다. 현재 강릉공장은 7대의 알칼리 환원수 제조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 대당 가격은 1억5000만원에 달한다.
처음처럼의 생산 과정을 보기 위해 2층으로 이동하던 중 벽면에 처음처럼의 광고 모델이었던 이효리의 사진이 보여 5년 동안 모델로 쓴 이유를 물어봤다.
고성호 롯데주류 이사는 "이효리는 섹시하고 화려한 면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남녀노소 모두가 선호하는 대중적 이미지도 두루 갖췄다"며 "특히 이효리는 모델로 활동하면서 소주를 흔들어 마시는 음주법을 제시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회오리주'를 유행시켰고, 병 뒷 라벨의 사진을 이용한 '효리주 열풍'도 가져오는 등 5년 동안 8번의 재계약을 하며 최고의 궁합을 보였다. 그러나 이제는 처음처럼이나 이효리 모두 고정된 이미지를 벗을 필요가 있어 모델을 변경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리관을 통해 처음처럼 소주 생산 과정을 내려다 봤다. 이곳에서는 용기를 투입하는 공정부터 유리병을 세척하고, 소주를 용기에 주입하는 등 엑스레이를 통해 이물질 제거와 처음처럼 상표부착, P-box에 소주를 담는 공정까지 총 8단계로 이뤄졌다. 이 공장장은 "강릉공장은 총 3개의 생산라인은 보유하고 있다"며 "내수 360ml와 처음처럼 프리미엄(20도), 산소주(20도)를 생산하는 1라인은 1분 동안 600병을, 내수와 수출용 PET를 생산하는 2라인도 1분 동안 600병을, 멀티와 대용량, 원컵 생산 라인인 3라인은 1분 동안 1000병, 하루 3만4000케이스를 생산한다"고 귀띔했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기계들의 모습에서 국내 소주의 역량과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처럼은 현재 해외 소주 판매 1위, 일본 소주 추출 8년 연속 1위 자리를 이어가며, 국내 소주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다.
모든 견학을 마치고 10층 전망대로 올라가 알칼리 환원수로 만들어진 처음처럼을 시음했다. 모든 과정을 눈으로 보고 들어서 인지 매일 마시던 처음처럼이 꿀맛처럼 느껴졌다.
한편 1926년 6월 강릉합동주조(대지 1만7679평, 건축 4058평)로 설립된 강릉공장은 139명의 직원이 2∼3교대로 근무하고 있으며, 사원의 90%가 이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다. 롯데주류는 처음처럼을 생산하는 강릉공장 옆에 샘터를 만들어 물을 기부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한해 1만5000여명이 강릉공장을 견학하고 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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