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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움직이는 女矣島 ②]우선진 동양증권 W프레스티지강북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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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이 투자'가 첫 女PB센터장 꿰찬 저력

서울 여의도는 한국 금융투자업계의 성지다. 여의도(汝矣島)라는 지명은 현재 국회의사당 자리인 양말산이 홍수에 잠길 때도 머리를 살짝 내밀고 있어서 '나의 섬' '너의 섬'하고 말장난처럼 부른 것에서 유래됐다. 너 여(汝)를 쓴 배경이다. 불과 8.5㎢ 에 불과한 조그만 섬에서 인력지도를 그려보면 여성들이 차지하는 면적과 위상은 이보다 더욱 미미하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시대를 맞아 이제 여성의 섬(女矣島)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애널리스트에서 영업지점장까지 신 여성 파워라인(Power Line)이 꿈틀거리고 있다. 본지는 10회에 걸쳐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증권업계 여성전문인력을 소개한다.<편집자주>

▲우선진 동양증권 W프레스티지강북센터장

▲우선진 동양증권 W프레스티지강북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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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입사 후 선배들을 보니 다들 빚을 잔뜩 안고 있었다.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던 1997년 외환위기가 몰아닥쳤다. 회사는 구조조정을 본격화했다. 특히 상사들은 여직원들에게 "가능한 빨리 회사를 떠나라"는 말을 배려인 듯 협박인 듯 입버릇처럼 읊조리던 시절이었다.
최근 서울 을지로 동양증권 W프레스티지 강북센터에서 만난 우선진(40ㆍ사진) 동양증권 W프레스티지강북센터장은 바로 그 여성 직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IMF 외환위기를 목전에 둔 1995년 동양증권에 입사해 지점장을 거쳐 동양증권 첫 여성 프라이빗뱅킹(PB)센터장이 됐다. 현재 W프레스티지 강북센터를 이끌어가며 운용하는 자산은 5000억원 규모에 고객수가 500여명이다. 외환위기가 프라이빗뱅커(PB)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 부동산과 주식을 망라해 급격한 자산붕괴가 일어나자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PB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확대되기 시작했다. 우 센터장은 여성 특유의 강점을 살려 PB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PB는 자산을 섬세하게 관리하면서 투자결정은 신중하게 내려야 할 때가 많습니다. 소통과 신뢰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여성은 관계지향적이고 꼼꼼해서 강점을 잘 발휘할 수 있죠." 우 센터장의 말처럼 동양증권의 경우 여성 PB가 전체의 45%를 차지하는 등 이 분야에서 여성의 역량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외환위기의 교훈을 몸으로 체득한 우 센터장의 자산운용 원칙은 '선제적 대응'이다."PB는 돈의 흐름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재빨리 파악하고 선제적 움직임에 촉각을 세워야 합니다. 남들 따라가는 전략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낙관론이 팽배할 때 안좋을 때를 대비하고 위기 시에 기회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물론 여성리더로서 어려움도 없진 않다. 조직 운용의 3대 원칙은 자율성과 창의성, 그리고 엄격함이다. "가급적이면 자율성과 창의성을 인정해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지나친 자율성이 때로 조직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 있어서는 엄격하게 대응하는 편입니다. 자칫하면 '여성이니까 저렇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3대 원칙을 잘 조절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게 됩니다."

최근 들어 거세지고 있는 여풍에 대해 우 센터장은 조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노력한만큼 100% 인정받을 수 있도록 시장을 열어주고 성과로 평가받는 곳이 증권업계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또 현재 여성인력들이 5년 후엔 폭발적으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인위적으로 마련된 여성임원 확대안 등은 오히려 역차별이 돼 불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선진 센터장의 최종목표는 '해외시장을 선점하는 PB'가 되는 것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 아직은 해외로 진출하지 않은 분야가 많아요. 중국어 등 어학능력을 길러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게 목표입니다."



구채은 기자 fak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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