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유대계 수장 슈머 헤이글 지명자 지지 표명,인준 청신호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이스라엘 반대 발언 등으로 곤욕을 치르는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의 상원 인준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상원에서 유대계 수장 격인 민주당의 찰스 슈머(뉴욕) 의원이 14일(현지시간)그와 만나고 나서 인준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히는 등 민주당 의원의 지지 발언이 속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척 슈머 공화당 상원의원

15일(현지시간) 방산 뉴스 전문매체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슈머 의원은 이날 발표문에서 “14일 헤이글 지명자와 90분간 면담한 결과,과거 그의 발언과 입장을 분명히 하고 다른 사안들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말했다”면서 “헤이글 지명자가 보여준 여러 가지 핵심 사안을 바탕으로 나는 그 인준 찬성투표를 던질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와 염려를 공유한 다른 상원 의원들에게 그를 지지하도록 권유하겠다”고 덧붙였다.

슈머 의원은 민주당 상원 서열 3위이자 친 이스라엘 단체들과 강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어 상원에서 헤이글 지명자의 인준 여부를 결정할 가장 영향력 있는 의원으로 꼽혀왔다.

그가 이같은 입장을 천명함으로써 헤이글 전 상원의원의 국방부 장관 인준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공화당 출신인 헤이글(네브래스카) 전 상원의원은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기 내각의 펜타곤(국방부) 수장으로 지명했으나 과거 이스라엘 반대 입장과 동성애 반대 발언으로 유대계와 인권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헤이글 지명자는 상원의원 시절 이란에 대한 제재에 여러번 반대표를 던졌고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고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가자 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유화적 태도를 보인 점도 도마에 올랐다.

슈머 의원은 “헤이글 지명자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제재에 찬성하며 군사력 사용을 포함해 어떤 일이든 하겠다고 다짐했다. ‘유대인 로비 집단’ 발언에도 후회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헤이글은 지난 2008년 저자인 애런 데이비드 밀러와 인터뷰하면서 “유태인의 로비가 여기(의사당) 많은 사람들을 윽박지른다”고 말해 구설에 올랏다.

민주당 중진 바버라 박서(캘리포니아) 의원도 전날 헤이글 지명자 인준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상원 민주당은 대체로 헤이글 지명자에 대한 지지로 바뀌는 상황이지만,공화당은 아직 그를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데 대해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헤이글 지명자는 공화당 상원 서열 2위이자 전국공화당상원위원회(NRSC)의장으로 “그의 지명에 지지하지 않겠다”며 그의 지명 반대선봉에 선 존 코닌 의원(텍사스)과 밥 코커(테네시),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 등 공화당 반대파들과 회동해 견해를 설명할 예정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