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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철가방 우수씨' 최수종 "자장면 심부름 시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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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철가방 우수씨' 최수종 "자장면 심부름 시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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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배우 최수종이 잠시 외도를 했다. 줄곧 브라운관 나들이에 집중했던 최수종은 18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서야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냈다. 실로 오랜만의 복귀인 만큼 흥행에 대한 욕심이 남달랐을 터. 하지만 그가 선택한 작품은 흥행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게다가 돈 한 푼 받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 재능기부 형식으로 제작돼 화제를 모은 영화 '철가방 우수씨'다.

'철가방 우수씨'는 지난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철가방 천사' 故 김우수 씨의 삶을 극화한 작품이다. 최수종은 극중 김우수를 연기했다. 고아로 자라 방화로 감옥까지 들어갔지만, 자신보다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며 나눔의 참의미를 실천할 줄 알았던 의인이다.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기부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는 영화 '철가방 우수씨'의 최수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속 김우수는 "감사합니다"라는 말 한 마디에 전율을 느끼고, 차가운 감방 안에서 통곡한다. 평생 자신에게 그런 따뜻한 말을 건넨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김우수는 감옥에서 나와 한 달 70만원이라는 적은 월급에도 자신보다 어려운 형편에 있는 아이들을 후원하는 기쁨으로 살아간다. 최수종은 그런 김우수를 연기하며 "한 사람의 인생을 나 나름대로 따라가면서 연기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 분의 발자취를 따라가려고 노력했어요. 감독님 역시 이번 영화에서 욕심 없이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 만드셨고요. 배우에게 어떠한 요구도 없으셨죠. 사실 배우들은 나름대로 기승전결을 만들어요. 사람이 변하면 톤도 변하고. 그런 계산들을 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없었어요. 단지 김우수 씨의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 표현해 낼 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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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라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했다. 18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 안방극장에만 모습을 드러냈던 그가 '철가방 우수씨'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시나리오가 좋으면 어떤 배우도 하게 돼 있어요. 대 배우들도 시나리오만 좋으면 그냥 녹아드는 거죠. 이번 '철가방 우수씨'의 경우, 처음 이야기를 듣고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어요. 출연 결정을 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고요.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영화라는 점도 끌렸어요."
'철가방 우수씨'는 많은 이들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감독과 스태프는 물론, 출연 배우들 모두 노개런티로 이번 영화에 참여했다. 여기에 대형배급사까지 나서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기부천사의 삶을 다룬 영화는 그렇게 기부를 대물림하며,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김우수 선생이 사고로 돌아가신 후에 사회에 던져주는 파장은 컸죠.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영화를 만들면서 과정은 어려웠지만, 그 파장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 재능기부해주신 분들도 많았고요. 이 엄청난 일들이 그 분을 통해서 이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만든 영화가 꼭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그럼 후배들이 또 이런 영화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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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 오토바이 배달원인 김우수를 연기하는 만큼 영화 속에는 최수종이 오토바이를 타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 장면들 모두 최수종이 직접 오토바이를 타며 연기했다. 최수종은 오토바이 얘기가 나오자, 아내 몰래 면허를 딴 이야기부터 대형 오토바이 회사로부터 선물로 받은 650cc 오토바이에 대한 이야기까지 가감 없이 털어놨다.

"오토바이를 자주 타진 않아요. 면허 역시 배우라면 필요할 것 같아서 따 놓은 거죠. 사실 한 오토바이 회사로부터 650cc 오토바이를 선물로 받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아내 하희라 씨가 제가 오토바이 타는 걸 싫어해서 아는 지인에게 다시 선물로 줬죠.(웃음)"

'철가방 우수씨'를 가족들과 함께 보면 참 좋을 것이라고 '강추'한 최수종은 "100만 관객이 넘어 자장면 1004 그릇을 직접 배달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드러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극장을 찾을 관객들에게 작은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미 '철가방 우수씨'에 대해서는 어떤 영화인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거예요. 제가 '이거 좋은 영화다'라고 하는 것보다 그냥 와서 한 분의 인생을 지켜본다는 마음으로 보시면 좋을 거예요. 그러면 마음의 또 다른 부분이 치유가 되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정말 제가 자장면을 나를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영화를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심부름을 꼭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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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준 기자 sta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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