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타트업2012]<34>이지하 스노몬스 대표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대학교 1학년이던 1998년 겨울, '얼음이 아닌 눈 위에서 스케이트를 탈 수 없을까'하는 생각에 '스키에이트'(Skiate)를 개발했다. 인라인 스케이트에서 바퀴를 떼고 45cm 남짓 플레이트를 손수 붙인 것이 시작이었다. 스키장에서 신나게 스키에이트를 탔더니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만들어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알음알음 스키에이트를 맞춤 제작해줬다. 그러다 더 많은 사람들이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보급형을 만들자는 생각에 지난 8월 창업을 결심했다. 이지하(35) 스노몬스(www.skiate.com)대표의 이야기다.
스키에이트는 맞춤 제작 방식이라 완성되기까지 2주 가량 걸렸다. 원자재를 구입해 깎고 다듬고 색을 입힌 다음 그림을 각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고객의 몸무게·발 사이즈 등은 물론 주행 스타일까지 고려한 바인딩 세팅은 기본이다. 자연스레 값도 100만원으로 비쌌지만, 그동안 국내·외에 500대나 팔았다.
이 대표는 "쇼트 스키와 비슷해보이지만 플레이트 길이가 절반 수준이라 움직임이 자유롭다"면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할 수 있는 묘기가 모두 가능한 데다 부상 염려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불특정 다수를 위한 '공산품' 개념의 스키에이트 EZ 개발에 뛰어든 것. 무엇보다 품질과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그는 "주행 안정성을 높여주는 특허기술이 적용돼 타기 더 쉬워졌다"면서 "기존 맞춤형 제품과 품질 차이가 거의 없는 반면 가격은 30만원, 50만원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스노몬스가 그리고 있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스키에이트를 시작으로 전문 장비부터 혁신적인 관련 응용 상품을 만든다는 목표다. 그는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경험을 팔고 싶다"면서 "가시적으로 보이는 건 스키에이트와 관련 액세서리지만 스키나 스노보드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