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요즘 누가 양주 마시나" 시바스리갈, 윈저가 사라진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9월까지 위스키 판매량 전년보다 11% 뚝...에너지음료에 섞는 예거마이스터 성장세

▲시바스리갈 12년산 제품

▲시바스리갈 12년산 제품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요즘 시바스리갈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죠. 임페리얼이나 윈저도 팔릴까 말까하는데..." 양주 위주의 메뉴를 판매하는 여의도 한 까페 최 모(36세·여) 지배인은 한숨부터 쉬었다. "1차 끝나고 2차로 양폭 먹는 다는 것도 다 옛말이죠. 까페에 와서도 일반 술집보다 2-3배 비싼 소주값을 내며 소폭을 주문하는 걸요. 특히 폭탄주 문화가 활성화되며 위스키만 시키는 사람은 더 줄어 아예 없다고 봐도 됩니다"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위스키 시장이 죽어가고 있다.
2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위스키 전체 판매량이 158만 2544상자(한 상자당 총 12병, 9ℓ)에 그치며 전년 대비 11.2% 떨어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양주 특히 위스키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위스키 시장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주축을 담당하는 윈저와 임페리얼의 하락세와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엔 유흥주점 등에서 마시는 '양폭' 문화가 사라지고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이 확산되면서 더욱 위스키가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즐겨 마셨던 술로 유명한 위스키 시바스리갈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1988년 수입 자율화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들어왔던 시바스리갈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무 맛이 난다는 입소문과 기존에 갖고 있던 '올드'한 느낌이 결국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 관계자는 "당시에는 양주를 즐기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시바스리갈이 제1세대 양주로 큰 사랑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1세대 시바스리갈 이후 2세대 양주를 주도했던 임페리얼과 윈저 역시 판매가 급감한 상황이다. 장동건·이병헌 등 젊은 모델을 쓰면서 이미지 쇄신을 시도했지만 판매가 신통치 않은 실정. 특히 윈저의 경우 가격을 올리면서 소비가 떨어졌다는 것이 주류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의도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최원병씨(가명·42)는 "윈저나 임페리얼도 찾는 사람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롯데 스카치블루는 처음 나왔을 때는 없어서 못 팔았는데 지금은 상황이 안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 장사 자체가 너무 안 된다. 회식 할 때도 옛날처럼 거하게 마시는 분위기가 아니고, 특히 윈저나 임페리얼 등은 사치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잘 마시지 않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유흥업소 한 점주는 "현재까지 팔리는 윈저는 가격이 올리기 전에 미리 사둔 물량"이라며 "가격 인상이 적용되는 내달엔 그 판매량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 제품 이미지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 제품 이미지

원본보기 아이콘
최근 들어 양주 시장은 에너지 음료 등에 섞어 마시는 리큐르 제품이나 몰트 원액으로만 생산한 싱글몰트 위스키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리큐르 제품은 에너지 음료에 섞어 마시는 '예거마이스터'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예거마이스터는 올해 9월까지 출고량은 2만5000상자로 이미 지난해 전체 출고량인 1만9600상자를 넘어섰다. 예거마이스터를 수입해 판매하는 아영FBC 측은 올해 출고량을 5만 상자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2.5배에 이르는 수량이다.

싱글몰트 위스키도 고급 바에서 잘 팔리고 있다. 싱글몰트 위스키의 경우 판매량은 4만322상자를 기록하며 전년과 비슷한 판매량을 유지했다. 싱글몰트 위스키가 전체 위스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작지만 위스키 전체 판매량이 감소하는데 비해 판매량이 전년 수준을 유지하면서 선방하고 있는 것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양주 시장의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며 "양주를 처음 마시기 시작한 80년대 1세대 양주를 시바스리갈이라고 한다면 2세대는 윈저와 임페리얼, 스카치블루 등 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엔 제3세대 양주 흐름이 새롭게 포착되고 있다"며 "주류문화가 변하고 마시는 장소도 클럽이나 바 등으로 다양화 되면서 제3세대로 리큐르 제품이나 싱글몰트 위스키 등이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허그'만 하는 행사인데 '목 껴안고 입맞춤'…결국 성추행으로 고발 음료수 캔 따니 벌건 '삼겹살'이 나왔다…출시되자 난리 난 제품 수천명 중국팬들 "우우우∼"…손흥민, '3대0' 손가락 반격

    #국내이슈

  • "단순 음악 아이콘 아니다" 유럽도 스위프트노믹스…가는 곳마다 숙박료 2배 '들썩' 이곳이 지옥이다…초대형 감옥에 수감된 문신남 2000명 8살 아들에 돈벌이 버스킹시킨 아버지…비난 대신 칭찬 받은 이유

    #해외이슈

  • [포토] '아시아경제 창간 36주년을 맞아 AI에게 질문하다' [포토] 의사 집단 휴진 계획 철회 촉구하는 병원노조 [포토] 영등포경찰서 출석한 최재영 목사

    #포토PICK

  • 탄소 배출 없는 현대 수소트럭, 1000만㎞ 달렸다 경차 모닝도 GT라인 추가…연식변경 출시 기아, 美서 텔루라이드 46만대 리콜…"시트모터 화재 우려"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이혼한 배우자 연금 나눠주세요", 분할연금제도 [뉴스속 그곳]세계문화유산 등재 노리는 日 '사도광산' [뉴스속 인물]"정치는 우리 역할 아니다" 美·中 사이에 낀 ASML 신임 수장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