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4일(현지시간) 최근 2개월 동안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날 보다 4.1%(3.57달러) 오른 배럴당 91.7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국제거래소(ICE) 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1월물은 4.1%(4.41달러) 상승한 배럴당 112.58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3차양적완화 시행으로 약달러 추세가 지속되는 한편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기에 유가가 점차 오를 것이라는 장기적 전망에도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또 2010년부터 중동·북아프리카지역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 확산과 경기둔화 여파로 각국이 재정지출을 늘렸지만 달러 약세로 산유국들의 원유수출 수익이 줄어들면서 유가 상승 동기가 늘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 등은 석유가격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경기를 위축시키고 세계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크다며 산유국들에 증산을 촉구해 왔다. 미국의 주요 우방국이자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추가 원유공급에 나서는 등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페르시아만 지역 다른 국가들은 유가를 높이거나 가격을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란의 경우 지난달 “최소 배럴당 150달러는 되어야 한다”면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가격을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려 한다”고 비난했다. OPEC에서 사우디 다음가는 산유국 이라크의 압둘 카림 루아이비 석유장관은 “소비자와 생산자 양쪽에 이익이 되려면 유가수준이 배럴당 100~120달러가 적정하다”고 언급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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