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션'은 심리학을 전공한 경제학자인 저자가 '감정'과 '무의식'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감정적 강화'를 거치면 먹는 물도 차원이 달라진다. 슈퍼에서 80센트짜리 생수를 구매하던 사람도 레스토랑에 가면 펠레그리노, 페리에 등 유명 브랜드 탄산수를 주문한다. 이 경우 가격은 7유로까지 뛴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 이번에는 요새 제일 잘 나간다는 클럽에 간다. 바텐더는 '패리스 힐튼이 키우는 강아지가 매일 마신다는' 엄청난 생수 '블링 H2O'를 주문하겠느냐고 묻는다. 스왈롭스키 크리스털로 장식된 생수병을 와인처럼 테이블로 갖고 와 따라준다. 이 호사에 어리둥절해진 당신은 가격표를 보고는 기절할지도 모른다. '블링H2O'의 가격은 무려 90유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 책은 흥미롭다. 뇌 구조 분석에서부터 실제 마케팅 응용 사례로 차근차근 나아가는 '이모션'은 각 상품마다 숨겨져있던 비밀을 풀어준다. 소리, 촉감, 냄새, 모든 것이 그 상품을 구성하는 요소다.
일례로 애완견 습식 사료를 만드는 업체 '세사르'에서는 개봉한 상품을 재밀폐하는 용기를 만들면서 뚜껑을 닫을 때 반드시 '딸깍' 소리가 나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 소리가 소비자들에게 용기가 제대로 닫혀 더 이상 남은 개 사료에서 냄새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모종의 확신을 준다는 것이다.
이모션/한스 게오르크 호이젤 지음/배진아 옮김/흐름출판/1만 5000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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