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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분한 송영길 시장, "더 이상 호도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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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
송영길 인천시장. /사진제공=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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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치우고 살인죄 뒤집어 쓴다는 말이 있다" 지난 16일 송영길 인천시장 홈페이지 시정일기란에 '살벌한' 글귀가 떴다.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설 151층 인천타워를 두고 한 말이다. 인천타워가 어쨌길래 '시체'란 단어까지 쓴 것일까.

송 시장의 비장한 어조는 계속됐다. "인천타워는 이미 2008년 금융위기가 불어닥쳐 PF(프로젝트파이낸싱ㆍ자금조달)이 되기 어려운 지지부진한 사업이었다. 안되고 있는 사업을 되게 하려고 발버둥치면서 구조조정해온 것을 마치 잘 되고 있는 사업을 새로운 시장이 와서 중단한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착수 6년 동안 착공조차 안되고 있는 인천타워 건립 차질에 대한 항변이었다.
송 시장은 "어떤 투자자가 이런 상황에서 수 천억이나 되는 돈을 투여하겠는가?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명확한 사실을 지속적으로 호도하고 시의회에서도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이런 행태는 지양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타워와 주변 구역 개발조감도. /자료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타워와 주변 구역 개발조감도. /자료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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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은 이랬다. 송 시장은 2010년 7월 시장 취임 당시부터 인천타워 규모를 대폭 줄이겠다고 공언해왔다. 시장상황을 생각할 때 3조원이나 드는 타워 건립사업은 현실성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사업규모 축소는 쉽지 않았다. 인천타워 건립을 조건으로 송도 6ㆍ8공구 227만㎡ 부지 개발권을 따 낸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와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했다. 시는 타워 규모가 줄어든 만큼 당초 시가 공급하기로 한 부지를 환수하려고 했지만 그 면적을 놓고 송 시장 취임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SLC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결국 사업 자체는 물론 구조조정이 차질을 빚는데에 대한 송 시장의 '책임론'이 대두됐다. 지난 4월엔 인천타워 계획을 처음 세웠던 안상수 전 인천시장까지 가세했다. 안 전 시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천타워 사업을 축소ㆍ수정한 것은 인천에 투자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서 비전과 가치를 빼앗아 간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후 언론에서도 인천타워 사업축소 작업에 진척이 없다는 비판적 기사가 잇따르자 송 시장이 '시체', '살인죄'라는 격한 표현을 써가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이다.

송 시장이 공개적으로 항변하고 나섰지만 인천타워 규모 축소는 한 동안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안 전 시장 시절 인천시가 SLC와 맺은 개발협약이 걸림돌이다. 시가 SLC를 압박할 만한 근거가 없다. 협약대로라면 SLC는 인천타워를 아예 짓지 않아도 227만㎡ 부지에 대한 개발권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이 부지의 토지이용계획을 보면 가용용지의 90% 이상이 아파트와 주상복합, 상가시설에 할당돼있다. 축구장 20개 넓이에 버금가는 인천타워에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설들이다.

시는 인천타워를 102층으로 줄여줄테니 아파트ㆍ주상복합 용지의 일부를 시에 다시 내놓으라고 SLC에 촉구해왔다. SLC는 전체 부지의 10%선인 20만㎡ 정도만 반납할 수 있다고 버텼다. 시는 설득을 거듭한 끝에 가까스로 그 면적을 99만㎡로 늘려놨다. 하지만 협상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SLC가 102층마저도 짓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인천타워의 규모와 SLC가 가진 개발권 사이의 복잡한 함수관계가 정리되지 않는 한 송도국제도시의 핵심지역인 6ㆍ8공구 개발은 앞으로도 표류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노승환 기자 todif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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